
인텔은 2012년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했지만, 성과를 못 내고 2018년 철수했다. 하지만 2021년 2월 최고경영자(CEO)가 된 팻 겔싱어는 파운드리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바로 다음달 파운드리 재진출을 공식화했다.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달러(약 27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고 독일에도 300억유로(약 44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2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연 파운드리 행사에선 1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 로드맵을 공개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를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인텔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업에서 성과를 못 내며 추진 동력을 잃었다. 올 2분기에만 16억1100만달러(약 2조10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직원 1만5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하고 투자 축소도 공식화했다. 시가총액도 859억달러(약 115조원)로 쪼그라들어 세계 10대 반도체 기업에서 밀려났다.
인텔의 파운드리 축소 검토는 구조조정 계획의 연장선상이란 평가다. TSMC 등 강력한 경쟁자가 버티고 있어 단기간에 실적을 내기 힘들다는 것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엔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이 여러 차례 ‘2030년 파운드리 2위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타도 삼성’을 외쳤기 때문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5㎚ 이하 최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유일한 대안’이란 자리를 상당 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