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안부럽다…수도권 집값 이끄는 '예비 대장주' 출격

입력 2024-09-01 17:16   수정 2024-09-02 00:38

서울 아파트값이 23주 연속 상승하는 가운데 지역 시세를 주도하는 이른바 ‘랜드마크(대장주) 아파트’의 움직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주로 역세권이나 지역 핵심 입지에 들어서는 랜드마크 아파트는 부동산 상승기에 가장 먼저 오르고, 침체기에는 가장 늦게 떨어진다. 오름폭은 상대적으로 크고 내림폭은 적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이달 분양 시장에는 ‘차기 랜드마크 단지’로 꼽히는 신규 물량이 전국 곳곳에서 나올 예정인 만큼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랜드마크 아파트 5개월째 상승세
1일 KB부동산에 따르면 8월 기준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99.2로 최근 1년 새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 93.6을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상승세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국 아파트 가운데 시세 총액이 가장 높은 상위 50개 단지 가격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지수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이 포함돼 있다.

해당 지수는 부동산 시장을 선도하는 랜드마크 아파트로 이뤄져 있어 주택시장의 선행지표로 해석된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가 4월부터 상승 흐름으로 바뀌자 5월까지 90.1로 바닥을 찍던 서울 매매가격지수도 6월부터 반등을 시작해 3개월째 상승세를 따라가고 있다.

올해 하반기 랜드마크 아파트에선 잇달아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 대장주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가 6월 50억원에 손바뀜했다.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84㎡가 5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초구 반포동 대표단지로 손꼽히는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도 같은 달 49억8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하며 아크로리버파크 뒤를 쫓고 있다.

준강남으로 불리는 경기 과천시의 랜드마크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131㎡는 지난달 26일 29억원에 손바뀜해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같은 단지의 전용 84㎡도 지난달 21억8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6월과 비교해 3억원 올랐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지역 선도 랜드마크는 단지 규모가 1000가구 이상 큰 만큼 중소규모 단지에 비해 거래량이 많아 시장 분위기를 앞서 반영한다”며 “랜드마크 아파트가 비싸게 거래되면 그다음 가격대 아파트 곧 가격이 오른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차기 랜드마크’ 줄줄이 출격
이달 분양시장에도 전국 주요 지역에서 랜드마크 단지가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아파트는 강남구 청담삼익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청담 르엘’이다. 롯데건설에서 분양하는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9개 동, 1261가구로 지어진다. 최근 강남구가 3.3㎡당 분양가격을 강남권 최고가인 7209만원으로 확정했다. 강남권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 중 최고가였던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3.3㎡당 6736만원) 분양가를 웃돈다.

경기 과천시에서 공급하는 ‘프레스티어자이’도 새 랜드마크로 주목받고 있다. 과천주공4단지를 재건축해 들어서는 이 단지는 지하 3층 지상~최고 35층, 11개 동, 총 1445가구로 지어진다. 서울 지하철 4호선 과천정부청사역 바로 앞이다. 업계에선 이 단지 분양가가 3.3㎡당 560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경기권에서 3.3㎡당 ‘분양가 5000만원’ 시대를 연 첫 단지로 기록된다. 향후 바로 옆 단지인 ‘과천위버필드’와 함께 지역 랜드마크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에선 부산 광안2구역을 재개발해 짓고 있는 ‘드파인 광안’을 주목할 만하다. SK에코플랜트가 부산에서 처음 선보이는 하이엔드 브랜드다. 대흥2구역을 재개발해 분양하는 ‘대전 르에브 스위첸’도 분양 채비를 하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랜드마크 단지는 단순한 아파트 가격이 아니라 그 동네 전체 시세를 대표하는 상징성이 있다”며 “매매 후 꾸준한 집값 상승이나 안정 지향형 투자를 원하는 경우 서울 강남권 외에도 수도권 지역별 선도 단지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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