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한국 진출'은 이제 시작"…중국 전문가의 충격 경고 [성상훈의 산업스토리]

입력 2024-09-04 10:00   수정 2024-09-05 13:55


국내 산업계의 최근 최대 화두는 중국의 한국 시장으로의 대규모 진출이다. 중국 제품의 국내 진출은 이전에도 있어왔지만, 저가 저품질 제품 위주였다. 하지만 올들어 하이테크 기술 제품을 만드는 회사 및 플랫폼 업체들의 국내 시장 위협이 늘어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미래 한국의 먹거리로 꼽히는 배터리, 플랫폼, 이커머스, 신재생에너지 산업 등에 대한 위협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는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겨우 1차 진출이 시작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등을 맡고 있는 중국 전문가다. 그는 중국의 배터리, 전기차, 반도체, AI, 이커머스, 기후테크 등 분야의 대규모 진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알테쉬(알리·테무·쉬인) 사태는 국내 주요산업이 앞으로 어떤 위협을 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그동안 국내 산업이 효율성을 크게 제고하지 못했던 약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알테쉬는 15억 인구 대상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연구한 뒤 유통망, 소비자 심리 분석을 끝내고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며 "과연 우리의 배송이슈 인프라가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갖춰져 있나를 따져봐야한다"고 했다.

그는 "유통 부문이 무너지면 유통산업에 참여하는 셀러들 무너지고, 브랜드 없는 중소벤처기업들은 외국에 종속될 수 있다"며 "산업 침공을 막지 못하면 벨류체인 자체가 무너진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산업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중국은 배터리, 태양광 등 친환경 산업 및 기후테크 부문에서 우리의 예상보다 매우 빠르게 가고 있다"며 "한국 입장에선 어느 순간 알테쉬에 의해 충격을 받은 것처럼 친환경 전환이 필요한 어떤 한순간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그러면서도 "한국이 관세 등 무역 장벽을 치는건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는 "국내 산업 구조상 중국 회사나 제품이 한국으로 아예 못들어오게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중 수출 비중이 매년 1~2위를 다투는 만큼 중국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결국 자체 경쟁력을 높여야한다"며 "정책과 규제 문제도 크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한국은 산업 정책을 다룰때 글로벌 마인드가 약하다"며 "산업 정책의 기본은 국내 기업이 해외로 나가 경쟁하는 것을 돕는다는 게 되야 하는데,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전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은 AI로 글로벌 시장 장악하니 오히려 규제가 다시 약해지고 있고, 반대로 국내 마인드로 규제가 강한 유럽은 빅테크가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국내에서 골목상권만을 먹으려는 시도는 제재할 수 있지만 글로벌로 나가 싸우려는 시도는 발목을 잡으면 안된다"고 했다. 그는 "특히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글로벌 경쟁을 항상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중국과의 경쟁 및 해외 경쟁력 확보를 위해 "벤처기업의 꾸준한 등장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기업은 어쩔 수 없이 한계체감을 피할 수 없는 면이 있다"며 "아무리 혁신을 외쳐도 숙명적으로 기존 기업들은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어 "국가의 산업이 발전하려면 새로운 기업, 새로운 산업을 태동시키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AI시대에는 개혁과 혁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하나의 수익모델의 지속가능 시간이 짧아진다는 것"이라며 "많은 벤처기업들이 등장해 꾸준한 혁신을 이루고 신사업 개발을 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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