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민심에도 강경한 네타냐후

입력 2024-09-03 17:39   수정 2024-09-04 03:02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규탄하며 조속한 인질 석방 협상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틀째 지속됐다. 네타냐후 총리가 “인질 석방에 협상한다면 하마스가 인질을 살해함으로써 이득을 보게 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버티자 이스라엘 정부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 인질 허시 골드버그폴린의 장례식이 열린 이날 예루살렘을 비롯한 이스라엘 곳곳에서 휴전과 인질 송환 협상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석방에 나보다 더 헌신적인 사람은 없다”며 휴전 요구를 일축했다.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가 인질 협상에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누구도 나에게 설교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영국 정부는 무기 수출 허가 350건 가운데 군용기와 헬기, 드론 부품 등 약 30건을 보류하기로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의 완충지대 ‘필라델피 회랑’에 이스라엘군을 주둔시키겠다는 강경한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필라델피 회랑은 하마스에 산소와 재무장을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이며 우리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반발이 강해지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인질의 목숨을 희생하면서까지 필라델피 회랑을 우선하는 것은 도덕적 수치”라고 지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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