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의 디지털화, 그 활용의 가치 [회계로 보는 디지털세상]

입력 2024-09-04 09:20  

이 기사는 09월 04일 09:2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회계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와 현황을 측정하는 도구이다. 500년전 루카파치올리에 의해 정립된 복식부기의 원리와 산업혁명 이후 도입된 현재의 재무보고 체계는 기업 성과 소통의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회계 또는 재무제표라는 보고체계 없이 기업의 성과를 보고하거나 비교한다고 상상해 보자. 한 기업의 성과나 리스크를 이해하기 위해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읽어야 하거나, 두 기업의 성과를 비교하기 위해 장시간 양쪽 대표의 장황한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나만의 방식으로 이를 다시 정리하기 위해 시간을 써야할 수도 있다. 그러나 회계를 통해 만들어진 재무제표라는 보고 체계를 통해 우리는 한 기업의 성과를 이해하거나 여러 기업을 비교할 때도 앞서 설명한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더 놀라운 것은 국가간 언어의 차이는 있을 지 몰라도 세계가 재무제표 체계에 따라 보고하는 방법이 국제회계기준과 미국회계기준 등 크게 두가지 표준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언어의 차이만 극복할 수 있다면, 다른 나라 기업과의 재무성과 비교에도 큰 어려움이 없다. 기업과 관련해 발생한 수많은 거래의 결과를 이렇게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준 회계의 본질이 바로 “표준화”에 있다.

디지털 혁명은 이러한 표준화의 측면에서 우리 삶을 크게 변화시킨다. 쉽게 접할 수 있는 하나의 예로 결제 등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QR코드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회계는 이러한 표준화를 산업혁명의 시대에 이미 고민하였고, 이후 지금까지 이를 고도화해 왔다. 디지털 혁명의 초기, 다양한 분야에서 눈에 띄는 혁명의 결과를 불러온 것에 비해 순수한 회계의 영역에서는 이와 유사한 수준의 변화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는데 그 원인을 이미 표준화된 현재 재무보고 체계에서 혁신을 이루기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는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 지금까지 회계의 표준화는 사람의 인지 관점에서의표준화였다. 때문에 회계정보의 활용은 사람의 기억과 분석 역량에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재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XBRL은 사람의 인지 관점이 아닌 전산 언어를 통한 재무보고 체계의 표준화로, 그 범위도 재무제표의 주석까지 포함하고 있다. 활용의 측면에서 XBRL 도입 후 시계열분석이나 기업간 비교분석 등이 현재까지 인간 능력으로의 연구를 뛰어 넘는 인사이트를 제공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이러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혁명적인 발전의 시작점에서 이를 준비하는 기업은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표준계정과목 사용 등 이전에도 표준화를 경험해 보았지만 주석까지 포함한 재무제표 전체를 전산언어의 체계로 작성하는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외부의 도움을 받고 있다. 어려움에 직면한 기업 입장에서 보면 XBRL의 도입을 통한 혁신은 득이 아닌 부담으로만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 재무제표의 전산언어로의 표준화는 재무제표 작성의 관점에서 큰 가치를 가질 수 있다.

기업은 앞으로 자신들의 ERP를 기반으로 주석을 포함한 공시용 재무제표의 자동작성을 계획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자동화를 통해 재무보고 기간을 단축시키고 회계조직을 효율화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도입 초기의 어려움보다 현재의 환경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현재의 디지털혁명의 시대를 살아가는 보다 현명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XBRL의 도입으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을 수 있지만, 또 어떤 기업은 이러한 혁명이 가져다 줄 또 다른 가치를 찾기 위해 차곡차곡 준비를 할 것이다. 지금은 우리 기업은 이러한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까 생각해 보아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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