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4일 취임 후 처음으로 비서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조회를 열어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정책 홍보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국회에 대통령을 향한 조롱과 야유, 언어폭력이 난무하다"며 "대통령께 개원식을 가라가고 말씀을 못 드린다"고 했다.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탄핵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 정 실장이 직접 대야 공세와 국정과제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 실장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1층 대강당에서 30여분 간 전 비서실 직원을 대상으로 아침 조회를 주재했다. 정 실장이 전 직원을 상대로 조회를 연 것은 지난 4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번 조회는 차질 없는 국정과제 추진과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대통령실 전 직원 사명과 책임을 되새기고자 마련됐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정 실장은 이 자리에서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이고 난관이 지속되고 있지만 대통령실 직원들은 난관을 돌파해야 하는 것이 숙명이자 당위"라며 "다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결집해 이 난국을 돌파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실장은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성과는 민간 주도 시장경제, 건전재정, 한미일 경제안보 협력, 굳건한 안보태세, 원전 생태계 복원, 노사법치주의 등을 추진함으로써 대한민국을 정상궤도로 올려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실장은 또 "모든 개혁에는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정책과 홍보는 국정운영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직원들이 원보이스로 최전선 홍보 전사가 돼서 윤석열 정부의 정책을 국민에게 설득하는 노력과 각오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 실장은 이날 "대통령을 향한 조롱과 야유, 언어폭력이 난무하는 국회에 가서 곤욕을 치르고 오시라고 어떻게 말씀드릴 수 있겠느냐"며 "국회의장단이나 야당 지도부가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서 아무런 사전 조치도 취하지 않고 대통령 보고 국회 와서 망신 좀 당하라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 개원식 가시라고 말씀 못 드린다"며 "국회가 이성을 되찾고 정상화되기 전에는 대통령께 국회 가시라는 말씀드릴 자신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또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들이 모인 대통령실 직원들이 대통령과 함께 개혁을 완수하고 대한민국을 정상국가화 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회에는 정 실장을 비롯해 성태윤 정책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도 참석해 직원들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성 실장은 정부 3년 차를 맞아 주요 국정과제의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초심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회 상황으로 어려운 시기인 만큼 한뜻이 되어 난국을 돌파하자는 취지였다"고 전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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