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재개봉한 안드레이 타르콥스키(1932~1986) 감독의 ‘희생’이 대표적이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개봉한 ‘희생’은 2주 동안 1만2421명이 관람하며 ‘퍼펙트 데이즈’ ‘한국이 싫어서’ 등과 함께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형성했다.
타르콥스키는 역사상 최고의 영화감독을 꼽을 때면 늘 거론되는 이름 중 하나다. 소련 시절 활동한 러시아 영화감독으로, 남긴 작품은 7편에 불과하지만 영화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영상 시인’으로 추앙받는다. 종말의 위기에서 구원 기도를 올리고 스스로를 불살라 희생하는, 타르콥스키만의 종교적 철학이 담긴 단순한 줄거리가 특유의 롱테이크 연출로 구현됐다.
‘희생’뿐만 아니다. 지난 7월 뤼크 베송 감독의 ‘그랑 블루’가, 지난달에는 2013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가장 따뜻한 색, 블루’와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이 관객과 다시 만났다.
크시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이 프랑스 국기 색깔인 파랑, 하양, 빨강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세 가지 색’ 트릴로지(삼부작)는 이달 재개봉한다. 1988년 아카데미 9관왕에 오른 작품으로, 일본 작곡가 류이치 사카모토의 영화음악으로도 유명한 ‘마지막 황제’가 오는 10월 재개봉할 예정이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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