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의 밤 깊어간 '삼청 나이트'…컬렉터·영리치 '예술 교류의 장' 대성황

입력 2024-09-05 18:23   수정 2024-09-06 02:57


“이 늦은 밤까지 삼청동이 붐비는 게 1년에 몇 번이나 될까요. 젊은 층이나 외국인들은 이제 9월의 서울이 예술의 도시가 됐다는 걸 확실히 느끼고 있어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프리즈 서울’이 열린 지난 4일. 밤이 되자 ‘한국 미술 1번지’ 서울 삼청동이 20~30대 젊은 층과 외국인으로 시끌벅적했다. 갤러리현대, 학고재, 국제갤러리 등이 차례로 늘어선 경복궁 옆 돌담길을 따라 이어지는 삼청로는 밤 12시까지 유독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푸투라서울, 아라리오갤러리, 페레스프로젝트, 휘겸재 등이 있는 인근 거리도 비슷한 풍경이 벌어졌다. KIAF-프리즈 서울을 맞아 밤 12시까지 갤러리들이 문을 열고 파티를 진행하는 ‘삼청 나이트’에 모인 인파였다.

국제갤러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떡볶이, 어묵, 튀김 등 분식과 맥주로 차림표를 내놓으며 삼청 나이트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갤러리가 진행 중인 함경아, 마이클 주 개인전을 보기 위해 온 애호가들은 물론 프리즈 행사장에서 수십억원대 작품을 장바구니에 담은 VIP 컬렉터들도 강남에서 넘어와 포장마차로 변한 갤러리 뒷마당의 푸드트럭 앞에 줄을 섰다. 국제갤러리 파티는 사전 예약이나 초대장 없이도 누구나 들를 수 있었다. 국제갤러리 관계자는 “수백 명이 몰린 작년보다 음식량을 두 배나 늘렸는데도 금세 동날 것 같다”며 예상외의 발길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관람객은 “꼭 보고 싶었던 작가의 작품을 샴페인을 마시며 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어서 좋다”고 말했다.

갤러리현대를 찾은 관람객들은 한국에서 개인전을 연 존 배의 작품을 눈에 담았고, 큐레이터와 작품에 관해 대화하기도 했다. 해외 갤러리스트와도 유창한 영어로 자연스럽게 전시에 대한 감상을 나눴다.

올해는 정부와 기업의 뒷받침도 눈에 띄었다. 지난 두 차례의 KIAF-프리즈 행사와 달리 국립현대미술관도 삼청 나이트가 열린 이날 밤 12시까지 문을 열고 관람객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KIAF-프리즈 서울과 광주비엔날레 등 전국에서 펼쳐지는 미술 행사를 유기적으로 잇고 한국 작가를 알리기 위해 연 ‘대한민국 미술 축제’의 연장선이다.

이날 국립현대미술관에선 마리엣 웨스터만 미국 뉴욕 구겐하임 신임 미술관장, 장 프랑소아 벨리슬 캐나다 국립미술관장, 사이먼 폭스 프리즈 아트페어 최고경영자(CEO) 등 저명한 해외 미술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술인의 밤’ 행사가 열렸다. 한국 예술인들이 해외에 진출하려면 글로벌 예술계와 접점을 늘려야 한다는 점에서 문체부와 LG전자가 함께 마련했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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