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위성발사 사업 사들여 우주경제 키우겠다"

입력 2024-09-05 17:29   수정 2024-09-06 00:42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사진)이 5일 “위성을 발사체에 실어 우주로 보내는 사업을 정부가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이날 우주청 개청 100일을 맞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기관 운영 방향에 관해 설명했다. 윤 청장은 “경부고속도로가 우리 경제 발전의 기틀이 됐듯 우주경제 실현을 위해선 우주 고속도로를 만들어야 한다”며 “재사용 발사체 등을 개발해 2030년대 지구와 우주를 자유롭게 오가는 수송 체계를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궤도(고도 2000㎞ 이하) 수송비용을 ㎏당 1000달러 이하로 낮추겠다는 도전적 목표를 제시했다.

윤 청장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 건설 중인 기업 전용 발사장에서 ‘위성 발사 서비스 구매’라는 새로운 공공사업을 2026년부터 시작하겠다고 했다. 이노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등 우주기업이 개발한 크고 작은 궤도 발사체에 다양한 기업이 제작한 위성을 얹어서 쏘는 사업 자체를 정부가 돈을 주고 사들이겠다는 내용이다. 윤 청장은 “연구개발(R&D) 지원에서 벗어나 계약 또는 구매 방식을 도입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태양계 제4 라그랑주점(L4) 탐사선을 2035년 세계 최초로 발사하겠다고 했다. L4는 태양과 지구가 끌어당기는 구심력과 위성의 원심력이 평형을 이루는 5개 라그랑주점 중 한 곳이다. 라그랑주점은 궤도 유지를 위한 연료 등이 필요 없어 ‘심우주 탐사의 명당’으로 불린다. L4는 태양폭풍을 효율적으로 관측하고 예보할 수 있는 곳이다. 윤 청장은 “우주청의 여정은 언제나 도전의 연속이 될 것”이라며 “통신, 항공기 운항 장애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신기술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윤 청장은 글로벌 경쟁력이 매우 낮은 항공 기술도 혁신하겠다고 했다. 극초음속 항공기, 수소 연료전지 항공기 등을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글렌리서치센터, 암스트롱 비행연구센터에서 32년간 재직한 김현대 박사를 항공혁신부문장으로 최근 영입했다. 한화시스템 출신 이광병 박사도 항공혁신프로그램장으로 우주청에 합류했다.

윤 청장은 이달 미국을 방문해 빌 넬슨 NASA 국장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 청장은 “제조, 통신 등 한국 기업이 가진 장점이 NASA의 여러 프로젝트에 기여할 부분이 많다는 점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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