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9월 금리 인하가 가시화하면서 미국 국채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하반기 들어 미국 장기 국채 ETF인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 국채(TLT)’가 S&P500지수를 추종하는 ‘스파이더 S&P500(SPY)’ 수익률을 앞질렀다.
4일(현지시간)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20년 만기 이상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ETF인 TLT는 전날 대비 1.29% 오른 99.01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S&P500지수를 추종하는 SPY는 0.20% 하락한 550.95달러를 기록하며 엇갈린 수익률을 보였다.
하반기 들어 미 장기채 ETF 수익률이 크게 올랐다. 올해 TLT 수익률은 0.13%에 불과하지만, 하반기 이후 수익률(7월 1일~9월 4일 기준)만 놓고 보면 7.87%에 이른다. 반면 SPY 주가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SPY는 올해 15.91%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하반기 수익률은 1.23% 상승에 그친다. 한국에 상장된 ETF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한국판 TLT라고 불리는 ‘KODEX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는 7월 들어 4.21% 오른 반면 같은 기간 S&P500지수를 추종하는 ‘KODEX 미국 S&P500(H)’ ETF는 0.42% 떨어졌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9월 기준금리 인하를 확실시하면서 채권 가격이 올랐다. 통상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은 올라간다. 특히 금리 인하기에는 장기채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금리가 1%포인트 하락하면 만기가 1년 남은 채권은 가격이 1% 오르지만, 만기가 20년 남은 채권 가격은 10~20%가량 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 장기채 수익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관련 ETF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미국 증시에 상장된 채권형 ETF 중 가장 자금 유입이 많았던 상품은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국채’(TLT)였다. 이 기간에만 26억1740만달러(약 3조4960억원)가 몰렸다. 2위는 ‘아이셰어즈 7~10년 만기 국채’(IEF)로 총 16억9만달러(약 2조1372억원)의 뭉칫돈이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8월 이후부터 미국 주식시장 변동성이 심해진 만큼 채권이 또 다른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가 회복하더라도 자금 이동이 빠르게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