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ABB의 로봇·자동화 부문을 8년째 이끄는 사미 아티야 부회장은 ‘로봇이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고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수십 년 안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난달 28일 스위스 취리히 본사에서 만난 그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AI) 로봇은 쉽게 개발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단기간에 로봇이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고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아티야 부회장은 테슬라와 BMW 등이 휴머노이드 기반의 무인 공장을 짓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산업용 로봇 제조 경험 부족으로 곧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며 “사람의 지속적인 도움 없이 로봇만으로 움직이는 공장을 꾸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로봇과 사람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 관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각자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보다 긴밀하게 협력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로봇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 ‘노동의 종말’은 이론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티야 부회장은 다만 AI가 로봇의 업무영역을 크게 늘려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정해진 경로만 오가는 로봇은 물류와 자동차 공장 등 제한된 곳에서만 쓸 수 있지만 AI가 적용되면서 건설, 농업 등 여러 변수가 있는 곳으로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취리히=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