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보단 한남"…94년생, 113억 아파트 현금으로 샀다

입력 2024-09-06 17:41   수정 2024-09-13 18:23


“나인원한남은 거래도 적지만 일반 중개업소에 맡기지도 않아요. 대한민국 최고 부자의 인맥과 정보력으로 거래되는 ‘그들만의 리그’죠.”(서울 용산구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도심 고층빌딩 숲을 벗어나 남산터널을 지나면 ‘원조 부촌’ 용산구 한남동의 나인원한남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두꺼운 철문과 철통같은 경비가 근처 정비되지 않은 다가구주택, 공터 등과 대조를 이룬다. 나인원한남은 한강과 접한 ‘상위 0.1%의 주거지’라는 상징성이 반영돼 몸값이 치솟고 있다. 지난 7월 아파트 역대 최고가인 220억원을 경신했다. 고가 거래 주역은 ‘영리치’ MZ세대(1980~2009년생)다. 올해 들어 매매·경매 6건 중 절반은 MZ세대가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가장 많이 소유 … MZ도 15%

6일 한국경제신문이 부동산 플랫폼 디스코와 함께 나인원한남 341가구의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한 결과 공동명의자와 법인을 포함한 소유주 452명 중 이른바 MZ세대는 15.0%인 68명에 달했다. 소유주 7명 중 1명은 MZ세대라는 의미다. 이들 대부분은 주택을 직접 구입했고, 증여(2명)와 경매(1명)는 소수였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141명(31.2%)으로 가장 많았다. 50대(27.4%)와 40대(17.5%)가 뒤를 이었다.

나인원한남은 과거 용산 미군이 거주한 한남 외국인아파트 부지를 재개발한 단지다. 2018년 분양 당시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분양가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4년간 임대 후 원하는 가구만 분양 전환했다.

나인원한남 평균 매입가는 46억1500만원, 매도가는 96억원으로 조사됐다. 101동 전용면적 273㎡는 2021년 3월 74억원에 분양된 후 지난 6월 200억원에 손바뀜했다. 3년여 만에 분양가의 2.7배로 치솟은 셈이다. 같은 동 전용 206㎡도 41억3000만원에 분양돼 올해 98억3000만원에 팔렸다.

MZ세대가 100억원을 웃도는 거래의 주인공이다. 올해 들어 계약한 6건의 매매·경매 건 중 절반은 MZ세대가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5년생인 B씨 부부는 7월 전용 206㎡를 부부 공동명의로 110억원에 전액 현금으로 사들였다. 같은 면적 역대 최고가다.

지난 6월 경매에서 113억7000만원에 낙찰된 전용 244㎡는 1994년생 C씨가 소유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C씨가 써낸 금액은 공동주택 역대 최고 낙찰가 기록이다. C씨도 별도의 근저당을 설정하지 않아 낙찰가를 전액 현금으로 치른 것으로 추정된다. 고급주택 전문 중개법인 관계자는 “사업가와 연예인, 스포츠선수 등 전액 현금으로 집값을 치르는 사람이 많아 정부 규제 무풍지대”라고 말했다.
○강남 고층 아파트에서 한남동으로
나인원한남 유입 인구의 절반가량은 강남구와 서초구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분양 전환 후 손바뀜이 이뤄진 가구 소유주 93명의 이전 주소지를 분석한 결과다. 서울 출신 62명 중 강남구(26명)와 서초구(16명)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다. 이어 용산구(6명), 성동구(4명) 등 순이었다.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와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지역 내 하이엔드 단지에서 유입된 사람이 많았다.

지방 매입자 22명 중 대구와 부산이 각각 6명과 5명이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방 자산가가 현지 자산을 매각한 후 서울 중심지로 이전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남동 일대 부동산 가치가 앞으로도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남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한남동은 한남뉴타운 개발이 한창인 데다 한강로 일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도 이뤄진다”며 “부촌 이미지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김소현·한명현/사진=임형택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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