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보잉, 파업 위기 면했다…노조 "역사상 최고의 계약"

입력 2024-09-09 09:36   수정 2024-09-09 09:51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노사가 임금 인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4년간 임금을 25% 인상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노조가 예고했던 대규모 파업 위기도 일단락될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보잉 사측과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 인근 노동자 3만2000명을 대변하는 보잉의 최대 노조인 국제기계항공노동자연맹(IAM) 751지부는 4년간 임금을 25% 인상하는 내용의 협상안에 잠정 타결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합의안에는 임금 인상 외에도 퇴직 수당 인상, 의료 비용 절감, 보잉의 차기 상업용 항공기를 미 북서부 연안 일대 공장에서 제조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존 홀든 IAM 751지부장은 조합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번 협상안은 우리 역사상 최고의 계약”이라며 “회사가 재정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양측이 임금 인상안에 잠정 합의하며 대규모 파업 위기는 일단락될 전망이다. 앞서 노조는 4년간 40%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기존 임금 계약이 만료되는 다음날인 오는 13일 대규모 파업을 예고해왔다. 최근 몇 주간 점심시간 파업과 공장 내 시위 등으로 사측을 압박해왔다. 노조 지도부는 협상안 타결 직후 조합원들에게 이번 합의안에 찬성 투표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조합원의 3분의 2가 이번 안을 거부할 경우 파업이 열릴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보잉은 이번 협상에서 연공서열에 따른 임금 인상으로 인해 평균 임금 인상률은 4년간 33%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테파니 포프 보잉 상용 항공기 부문 대표는 이날 직원들에 보낸 메시지에서 “이번 제안은 역대 최대 규모의 임금 인상과 의료비 부담 경감, 회사의 퇴직연금 기여 증가, 일과 삶의 균형 개선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상 타결은 보잉이 사상 최대의 경영난에 봉착한 가운데 나왔다. 보잉은 지난 2분기 14억4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연초부터 이어진 연이은 안전사고가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 1월 알래스카항공 737맥스 9 여객기의 동체 일부가 비행 중 공중에서 떨어져 나간 사고가 난 것이 시작이었다. 보잉은 사고 이후 보잉은 대대적인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았고 경영진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올해 초 251.76달러였던 보잉 주가는 지난 6일 157.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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