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주택용 가구당 평균 전기 사용량은 363㎾h, 가구당 평균 전기요금은 6만3610원으로 추정됐다. 전년 동월 대비 가구당 평균 사용량은 9%(30㎾h), 평균 전기요금은 13%(7500원) 증가한 수준이다. 전기료는 지난달 말까지 집계된 검침 자료를 바탕으로 추산한 것으로 최종 요금은 이달 말 확정된다.
주택 전기요금 상승 폭이 사용량에 비해 더 큰 이유는 사용량이 많을수록 전기요금을 더 무겁게 매기는 누진제가 적용돼서다. 여름철 전기요금(가정용)은 △300㎾h 이하 △300∼450㎾h △450㎾h 초과 등 3단계로 구간을 나눠 위로 갈수록 요금을 무겁게 매기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지난달 열대야 일수가 11.3일로 1973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며 냉방용 전기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최고 요금 구간에 진입한 가구가 늘어 전체적인 전기료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전체 2522만 가구 중 1922만 가구(76%)의 전기요금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569만 가구(23%)는 요금이 줄어든다. 31만 가구(1%)는 작년과 요금 차이가 거의 없을 것으로 파악됐다.
전기요금이 늘어난 가구들은 지난달 평균 전기요금이 1만7000원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요금 증가 폭으로는 1만원 미만(973만 가구)과 1만~3만원 미만(710만 가구) 구간이 많았다. ‘3만~5만원 미만’은 126만 가구, ‘5만~10만원 미만’은 75만 가구로 추정됐다. 10만원 이상 늘어난 요금 고지서를 받을 집은 38만 가구에 달한다.
한전은 전체적으로 전기료 부담이 늘었지만 증가 폭은 당초 우려한 수준보다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전 관계자는 “낮에 전력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1인 가구가 늘고 있고, 직장과 카페 등 공용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이 증가하는 등 전기 사용 환경, 패턴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 사용량 증가로 전기요금 부담이 커졌지만 국내 전기요금 수준은 주요국 대비 낮은 편이라고 한전은 강조했다. 8월 가구당 평균 전기 사용량(363㎾h) 기준으로 독일은 한전의 2.9배인 18만4000원, 미국은 15만9000원(2.5배), 일본은 13만6000원(2.1배)을 부과한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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