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에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아파트가 60억원에 거래돼 ‘국평 60억 시대’를 열었다. 서울과 지방간 집값 격차가 벌어지는 등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입지가 우수하고 한강 조망이 가능한 강남권 신축 단지의 희소성이 부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일 60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7월 기록한 같은 면적 직전 최고가(55억원)를 5억원 웃돌며 대한민국 전용 84㎡ 아파트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앞서 지난 6월에는 같은 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가 50억원에 거래돼 ‘국평 50억원 시대’를 열었다.
전문가들은 강남권에서도 교통과 학군, 한강 조망권을 갖춘 대단지 새 아파트가 드문 만큼 래미안 원베일리 등을 필두로 한 반포동 일대 아파트의 상승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대한민국 시세를 이끄는 ‘대장 단지’의 상징성 때문에 현금 동원력이 풍부한 자산가들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래미안 원베일리가 있는 반포동은 최고의 학군과 백화점 등 편의시설, 대형병원에 한강까지 끼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입지”라며 “현존하는 우리나라 아파트 중 최고의 단지라는 인식 때문에 신고가 거래가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지방 간은 물론, 서울 내에서도 주택 시장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어 강남권 한강 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수요자 쏠림 현상도 계속될 전망이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신고된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중 신고가 거래 비중은 12%였다. 이 중 강남구와 서초구의 신고가 비중은 각각 35%, 32%였다. 8월 강남권에서 체결된 매매 계약 3건 중 1건은 신고가 거래였다는 의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과거에 비해 가격이 급격히 올라 가격 부담감 때문에 거래 건수가 줄 수는 있지만, 앞으로도 신고가 등 상징성 있는 거래들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강남권 주요 지역은 거래가 줄더라도 가격의 급격한 하락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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