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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증시에 인공지능(AI) ‘붐’이 다시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이주한 LS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S&T)사업부 대표(부사장)는 지난 4일 인터뷰에서 “AI의 대세가 ‘칩 메이커’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매그니피센트7’(M7) 중 엔비디아를 제외한 ‘M6’의 주가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3년 럭키증권(현 NH투자증권)에서 일을 시작한 그는 2010년 이트레이드증권(현 LS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근무해왔다. 주로 주식 운용과 파생상품 영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여의도 증권가에선 LS증권의 자기자본투자(PI) 기틀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연말까지 증시가 불확실성에 계속 시달릴 것으로 진단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영향은 지난달 증시에 일부 반영되며 일단락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미 대선이라는 더 큰 문제가 남아있다고 했다. 이 부사장은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방산 등 다양한 업종 주가가 후보들 한마디에 큰 변동성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 경기지표 전반이 경착륙보다는 연착륙을 가리키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를 내다보고 차분히 업종별 저가 매수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조정에도 AI에 대한 기대감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미 증시 전반의 엔비디아 의존 현상이 완화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테슬라 등 나머지 대형주에 온기가 퍼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사장은 “팔면 이익이 나왔던 AI 관련 하드웨어(HW)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과 같은 대체 기술 대두로 점차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며 “반면 대량의 투자금을 바탕으로 스스로가 AI 플랫폼 주도권을 가지려는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은 전성기를 앞뒀다”고 짚었다. 실제로 3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주가가 9.53% 폭락하는 동안, MS(-1.85%)나 아마존(-1.26%) 등은 하락폭이 적어 주가 연계성이 과거보다 흐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M6 대부분이 자체 거대언어모델(LLM)과 AI 적용이 가능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꾸준히 언급되는 강점이다. 다만 그는 “국내 시장엔 아직 수혜를 직접적으로 입을 상장사는 없다”고 말했다.
순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국내 증시에선 연내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바이오 플랫폼 관련주는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했다. 바이오 플랫폼이란, 기존 의약품의 효능을 키우거나 환자 편의성을 개선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올해 주가가 238.25% 올라 일약 ‘스타덤’에 오른 알테오젠이 속한다. 알테오젠은 약물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꿀 수 있는 특허를 갖고 있다. 이 부사장은 “바이오주는 신약 개발 성공을 기다리며 ‘한탕’을 노리는 것보다, 플랫폼 기술을 통해 꾸준히 수익을 벌어들이는 업체에 투자하는 것이 성공 확률이 더 높다”고 단언했다. 국내 관련주인 셀트리온(SC 제형 플랫폼), 리가켐바이오(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 플랫폼), 에이프릴바이오(약물 반감기 연장 플랫폼) 등의 주가는 이미 최근 반년간 8.52~61.1% 올랐다. 그는 “바이오 플랫폼 관련주는 임상이나 설비투자가 필요하지 않아 장기 우상향도 가능한 업권”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기업 실적에도 너무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다가올 실적 전망이 주가에 반영되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며 “최근 분기 실적은 중요성이 줄어든 상태로, 보통은 6개월에서 심한 경우 1년 뒤 실적 전망까지 주가에 당겨 반영하는 투자자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일수록 현재가 아닌, 이듬해 업종별 산업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주식은 상상을 먹고 사는 생물”이라며 “‘예측의 길이’가 늘어난 만큼, 자신이 투자한 종목의 업권을 관통할 ‘키워드’가 무엇인지 미리 파악해보는 능력을 길러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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