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에서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로 개발한 DD01의 임상 2상을 시작했습니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4'에서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20년 넘는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GLP-1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존스홉킨스 의대 부교수였던 이 대표가 2014년 설립한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5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디앤디파마텍의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인 DD01은 GLP-1와 글루카곤 이중작용제다. 지난해 진행된 미국 임상 1상에서 4주 만에 지방간을 최대 52.2% 줄이는 효과를 확인했다. 올해 임상 2상 데이터를 추가로 확보해 글로벌 기술이전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디앤디파마텍은 '오랄링크'라는 펩타이드 경구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가 지난 20년간 GLP-1을 연구했던 경험을 녹여 개발했다. 현존 유일한 먹는 GLP-1 계열 약물인 노보노디스크의 리벨서스의 경우 흡수율이 0.5% 수준인 반면 디앤디파마텍의 오랄링크 플랫폼을 이용하면 5%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 리벨서스와 비교해 10배 이상의 흡수율을 가진 셈이다.
오랄링크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는 비타민에서 얻었다. 체내 소화기관에서 펩타이드는 전혀 흡수되지 않지만 비타민은 흡수율이 100%다. 소장에 비타민 수용체가 과분포돼 있어 흡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런 차이에 주목했다. 그는 "펩타이드에 비타민 수용체를 붙여 흡수를 촉진해 흡수율을 높였다"고 했다.
먹는 비만약으로 개발 중인 DD02S는 지난해 미국 멧세라에 기술수출에 성공해 연내 임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조만간 시작될 임상에서 사람에서도 흡수율 5%를 달성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멧세라는 구글벤처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이 4000억원 규모를 투자해 2022년 전략적으로 세운 바이오기업이다. GLP-1 신약 개발이라는 목표 하에 미국 바이오기업 '더 메디신스 컴퍼니'의 핵심 경영진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더 메디신스 컴퍼니를 2019년 스위스 노바티스에 약 11조4000억원에 판매하는데 성공한 경험이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두 번의 계약을 통해 DD02S를 포함해 총 6건의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총 계약 규모는 약 8억 달러 수준이다. 경구용 및 주사제 제품이 모두 포함됐다. 이 대표는 "빠른 임상을 위한 충분한 자금을 보유한 기업"이라며 "비만약 파이프라인은 멧세라 주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만약 이외로도 적응증 확장을 노리고 있다. 경구용 펩타이드로 시장성과 약효를 검증받은 약물을 지속 개발할 계획이다. TNF-a IL-23, GLP-2 등을 표적으로 삼는 자가면역질환, 심혈관 질환 대상 물질 등을 발굴하고 있다. 이 대표는 "그간의 지속 연구개발로 새로운 타깃을 발굴해 임상시험계획(IND) 준비 전 단계까지 개발하는데 기존 24개월에서 15개월까지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4년 9월 11일 14시38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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