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300㎞인 미국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와 사거리 250㎞인 영국산 공중발사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는 당장 공격에 투입될 수 있다. 러시아의 주요 군사시설과 산업단지·발전소 등 핵심 기반시설을 노릴 경우 큰 타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F-16 전투기가 속속 투입돼 공군 전력이 증강되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450㎞가량 떨어진 수도 모스크바도 안전하지 않다.
다만 러시아가 전선에서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위험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영토가 위협받으면 언제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 군 관계자는 영국·독일 영토를 향한 핵 공격을 언급하는 등 3차 세계대전을 염두에 둔 발언까지 내놨다. 미국 등은 이를 의식해 반격 등 제한적인 러시아 영토 공격만 허용하고, 장사정 무기로 후방 시설을 공격하는 것은 금지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드론에 폭탄을 실어 이따금 러시아 후방을 공격하는 데 그쳐 대규모 피해를 주진 못했다.
이란의 미사일 수출로 러시아의 공세가 거세질 것이란 우려도 커졌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지난 7일 이란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백 발을 러시아로 선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란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공급한 데 대응해 신규 제재를 단행했다. 미국 재무부는 미사일 거래에 관여한 이란과 러시아 개인 등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데 이어 이란항공과 해운 회사 2곳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과 거래 및 미국 입국이 금지된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도 이란항공 취항 제한 등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은 주제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중심으로 이란에 신규 제재를 추진 중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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