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회장 "셀트리온 순익 15조 10대 제약사 만들 것"

입력 2024-09-11 17:52   수정 2024-09-12 05:35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7년 안에 셀트리온을 세계 10대 제약·바이오 회사로 만들고 은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11일 한국경제신문사와 미래에셋증권 주최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4’에 연사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언제 은퇴할 거냐고 물어보는데 앞으로 7년은 일할 체력을 달라고 교회 가서 기도한다”며 “7년 안에 세전 당기순이익 15조원을 기록해 세계 10위권 회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순이익 15조원은 지난해 말 순이익 기준 세계 5위 제약사인 미국 애브비(약 17조8000억원)와 6위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약 10조8000억원)의 중간 수준이다. 7~10위권인 프랑스 사노피, 스위스 노바티스, 미국 암젠·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등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회사로 키우겠다는 의미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 계획도 밝혔다. 그는 “올해 셀트리온이 지분 100%를 소유한 CDMO 자회사를 설립하고 내년부터 조 단위를 투입해 18만L 규모의 CDMO 공장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4년 뒤 가동이 목표다.

서 회장은 “어설프게 조그맣게 사업하려고 CDMO를 시작하는 게 아니다”며 “세계 1위 CDMO 업체인 스위스 론자와 견줄 정도의 사업을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차세대 항암제인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라인도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가 무대에 올라 신약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서 대표는 “내년 ADC 3개, 이중항체 신약 1개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서를 허가당국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이 중 ADC 2개는 오는 11월 글로벌 학회에서 비임상 데이터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은 5개 제품을 한꺼번에 출시하는 해”라며 “2030년까지 자가면역질환, 항암제 등 243조원 시장을 겨냥해 22개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앱클론, 에이프릴바이오 등 바이오벤처도 신약 후보물질 개발 계획을 밝혔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이중항체 ADC 기술을 처음 공개했다. 라파스는 세계 최초 ‘붙이는 비만치료제’의 임상 상황을 소개했다. 이 회사는 다양한 성분의 붙이는 비만약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서정진 "兆단위 투자로 CDMO 진출…세계 1위 론자와 경쟁할 것"
연내 100% CDMO 자회사 설립…내년 공장 착공, 4년뒤부터 가동
셀트리온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에 조(兆) 단위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유럽 등에서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과 신규 CDMO 사업을 현금창출원(캐시카우)으로 삼아 바이오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신약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18만L 공장 지어 일석이조 효과 노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4’의 연사로 나서 CDMO 사업 진출 배경과 관련해 “2002년 설립 시 셀트리온은 위탁생산(CMO)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당시 우리 회사와 론자가 세계에서 유이한 CMO 업체였다”며 “우리는 자체 제품을 만들고 싶어 바이오시밀러로 사업 방향을 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규모 공장 설립을 검토하다 남는 생산능력으로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이를 통해 제조 원가를 낮추고 신사업에서 기회를 찾기로 했다. 그는 “내년 매출 5조원이 예상되고 곧 9조원이 되는데 증설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인천 송도 1~3공장을 지어 쌓은 노하우에 자동화 기술을 더해 신공장을 지으면, 제조 원가율이 3분의 1로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단순히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등과 경쟁하기보다 세계 1위 CDMO 업체 론자와 경쟁할 다양한 제품군으로 승부를 걸 것”이라고도 했다.

마침 대(對)중국 바이오 규제인 미국 생물보안법이 시행을 앞둔 점도 기회로 작용했다. 그는 “중국의 타격이 불가피해 우리나라가 글로벌 CDMO 전진기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약개발 청사진 공개한 서진석 대표
서 회장과 장남 서진석 대표는 이날 KIW 2024 첫 번째 연설자로 참석해 신약개발 계획과 판매 전략을 발표했다. 셀트리온은 세계 유일의 피하주사(SC) 제형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짐펜트라’의 미국 영업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달까지 미국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의 판로를 모두 뚫었고 이달 다른 공보험과의 계약이 마무리되면 다음달부터 미국 전체 보험시장의 85% 이상을 확보한다.

서 회장은 “짐펜트라만으로 내년 1조원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2026년 2조원으로 예상되고 궁극적으로 3조5000억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미국 현지에 있는 자체 직접판매망을 통해 짐펜트라를 판매하고 있다. 서 회장은 “러시아 인도 중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 의약품 판매 고속도로를 모두 깔아놨다”며 “이를 통해 올해 매출 3조5000억원, 내년 5조원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 대표는 “총 6개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이 동물실험 단계(전임상)를 통과했고 이 중 임상시험계획서(IND) 3개를 내년 제출할 계획”이라며 “이중항체 한 개가 내년, 삼중항체 두 개는 2026년 IND가 예정돼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내년 IND를 제출할 ADC 신약 세 개 중 두 개는 오는 11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월드 ADC’ 학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밖에 감염병에 대응한 mRNA 치료제, 비만·대사질환 합성의약품과 비마약성 진통제도 장기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서 회장은 소개했다. 서 회장은 지주사 나스닥 상장에 대해선 “마땅한 인수합병(M&A) 매물이 없어 이르면 내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진 “나도 20년전 무일푼으로 시작”
서 회장은 이날 창업 경험을 소개하며 스타트업을 격려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20년 전 무일푼으로 사업을 시작했다”며 “매일 새벽 4시에 퇴근해 집에 올 때 항상 신문 배달부와 마주쳤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터널을 계속 가다보면 끝이 나온다”며 “한번 시작했으면 끝까지 가라”고 강조했다.

안대규/남정민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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