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계 첫 QLC 9세대 낸드 양산

입력 2024-09-12 17:40   수정 2024-09-13 02:07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기기·서버 맞춤형 고용량·초고속 메모리반도체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의 데이터 처리 능력을 높여 AI 기능의 고도화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12일 초고용량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들어가는 ‘1테라비트(Tb) 쿼드레벨셀(QLC) 9세대 V낸드’(사진)를 업계 최초로 양산했다고 12일 발표했다. 낸드플래시는 데이터 저장 단위인 ‘셀’을 몇 비트로 저장하는지에 따라 SLC(1비트), MLC(2비트), TLC(3비트), QLC(4비트) 등으로 나뉜다. 비트 수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용량을 처리할 수 있다.

신제품은 ‘채널 홀 에칭’ 기술을 두 번 활용해(더블 스택) 업계 최고 단수인 286단을 구현했다. 채널 홀 에칭은 몰드(배선)층을 순차적으로 쌓은 뒤 한 번에 전자가 이동하는 홀(채널 홀)을 만드는 기술이다. 셀과 페리(셀을 컨트롤하는 회로)의 면적은 최소화했다. 8세대 QLC V낸드와 비교해 단위 면적당 저장되는 비트가 약 86% 증가했다. 불필요한 동작을 최소화하는 예측 프로그램 기술 혁신을 통해 이전 세대 제품 대비 쓰기 성능은 100%, 데이터 입출력 속도는 60% 높였다. 저전력 설계 기술을 통해 데이터 읽기, 쓰기 소비 전력은 각각 30%, 50% 줄었다. 허성회 삼성전자 플래시개발실 부사장은 “AI 시대를 맞아 수요가 커지고 있는 기업용 SSD 시장에서의 리더십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AI 기능을 적용한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저전력 D램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강운병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마스터는 지난 11일 강연에서 “온디바이스 AI 시대엔 데이터 속도가 몇 배 더 빨라져야 한다”며 “저지연와이드(LLW) D램과 같은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LLW D램은 입출력단자(I/O)를 늘려 기존 스마트폰용 D램 대비 대역폭(데이터 처리 성능)을 확대한 제품이다. 애플 등 D램 고객사 요청으로 삼성전자가 개발 중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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