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올리브영이 장악한 듯 보였던 뷰티 영역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컬리, 쿠팡에 이어 최근에는 무신사까지 e커머스들이 줄줄이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한 것이다. e커머스 플랫폼들이 뷰티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건 높은 마진율 영향도 있지만, 한국이 e커머스를 통해 뷰티 쇼핑을 가장 많이 나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15일 글로벌 시장조시기관 유로모니터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뷰티·퍼스널케어 제품 온라인 구매 비중은 58.6%에 달한다.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뷰티 부문에서 e커머스 침투율이 과반을 기록한 건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에 이어 뷰티 e커머스 구매 비중이 높은 나라는 중국(43.6%), 영국(36.6%), 미국(29.1%) 등이다.
실제로 국내 헬스앤뷰티(H&B) 업계 압도적 1위인 올리브영의 경우 온라인 매출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는 중이다. 2017년까지만 해도 한자리수에 불과했던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21년 24.3%, 2022년 24.5%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26.6%로 증가했다. 액수로도 지난해 1조원을 돌파했다. 전국 1300여개 매장을 물류센터로 활용해 온라인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당일 배송을 해주는 퀵커머스 서비스 '오늘드림'이 온라인 부문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으로 화장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무신사, 에이블리 같은 패션 플랫폼도 뷰티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패션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화장품까지 함께 주문하는 연계 구매 효과를 노린 것이다.
패션 버티컬 플랫폼 1위인 무신사의 올 1분기 뷰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성장했다. 지난달 인기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를 모델로 발탁한 데 이어 최근 서울 성수도에서 대규모 오프라인 뷰티 행사인 '뷰티 페스타'를 여는 등 뷰티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 뷰티 판매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1년부터 뷰티를 취급하기 시작한 에이블리의 올 상반기 뷰티 거래액도 1년새 120% 성장다. 쿠팡과 컬리도 각각 '로켓럭셔리'와 '뷰티컬리'를 통해 화장품 판매를 늘리는 중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화장품을 구입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건 한국의 e커머스 시장이 성숙했기 때문이다. e커머스 활용도가 높고, 도시 집중도도 높아 배송이 빠르다는 점도 강점이다. 홍희정 유로모니터 뷰티&패션 수석연구원은 "한국 소비자들이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당일 배송'"이라며 "국내 뷰티 e커머스 업체들이 향후 빠른 배송이라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며 활발히 뷰티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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