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 올리고 기다리면 놓친다"…기업, 인재에 직접 '러브콜'

입력 2024-09-13 15:55   수정 2024-09-14 01:43

핵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다이렉트 소싱’을 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채용 공고를 올리고 지원자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기업이 먼저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소통하면서 영입하는 방식이다.

13일 인적자원관리(HR) 스타트업 두들린에 따르면 다이렉트 소싱 솔루션 ‘그리팅TRM’에 기업들이 등록한 채용 후보자는 지난 3월 1만9000명에서 이날 기준 5만2000명으로 늘었다. 그리팅TRM을 도입해 다이렉트 소싱을 하는 기업은 올 들어 219% 급증했다.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솔루션을 활용하기 시작한 영향이다. 안랩, 오늘의집, 카카오스타일 등 정보기술(IT) 기반 회사부터 기아, LG에너지솔루션 등 대기업들도 관련 솔루션을 도입했다.

내부에 전문 리쿠르팅팀이나 인력을 배치하고 인재를 발굴해 꾸준히 인재풀을 관리하는 기업도 많아졌다. 기아는 연구개발(R&D)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 리쿠르터를 채용했다. 토스는 HR팀이 상시로 조직의 인력 수요를 확인하고 채용 후보군과 커피챗(가벼운 정보형 티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한 스타트업 HR 담당자는 “후보자들을 당장 채용하진 않더라도 리스트업하고 꾸준히 소통하면서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기존엔 기업들이 대규모 공개 채용을 하거나 헤드헌팅사에 인재를 찾아달라고 외주를 주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이직 문화가 자리 잡고 경력 채용, 수시 채용이 일반화되면서 관련 비용이 비싸졌다. 직무 영역도 세분되면서 지원자 숫자 자체보다는 해당 직무에 적합한 단 한 명의 인재를 확보하는 게 중요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엔 채용팀의 핵심성과지표(KPI)가 많은 지원자 수였다면 이젠 좋은 경력자를 데려오는 게 성과”라며 “인재를 찾아내고 커리어 니즈를 파악한 후 설득해 끌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엔 전문 인력들의 이직이 지인을 통해 알음알음 이뤄졌다. 지금은 많은 인재가 링크트인 등에 자세한 경력과 원하는 직무, 포트폴리오, 커리어 관련 인사이트 등을 공개하고 있다. 기업들이 훨씬 쉽게 다이렉트 소싱을 위한 인재 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 링크트인 가입자는 10년 전 30만 명에서 최근 300만 명까지 늘었다.

다이렉트 소싱을 돕는 솔루션도 쏟아지고 있다. 그리팅TRM은 링크트인에서 원하는 직무의 인재를 찾아낼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기능을 도입했다. 나인하이어의 TRM은 채용 후보자와 관계를 만들기 위한 개인화된 메시지 발송 기능을 넣었다. 주스박스의 피플GPT는 프롬프트 검색으로 상위 인재의 프로필을 SNS 등에서 빠르게 추출해낸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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