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분양시장 '양극화'…대전 완판·이천 부진

입력 2024-09-13 16:04   수정 2024-09-14 01:29

전국 분양시장에서 ‘지역 내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지방은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대전 도안신도시와 대구 수성구 등 지역 상급지의 신규 아파트에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 미분양 주택이 7년여 만에 1만 가구를 넘은 경기도도 지역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연장선이 예정된 평택, 오산 등의 지역과 ‘GTX-D 벨트’에 속하는 이천, 인천 계양 등이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전 도안·가장 ‘완판’ 눈앞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지난 7월 대전 유성구 도안2-2지구에서 공급한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가 조만간 완판(100% 계약)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분양 2113가구가 계약을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완판을 앞에 두고 있다. ‘대전의 강남’이라 불리는 도안신도시의 인프라와 개발 기대 등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도안2-5지구 ‘도안 푸르지오 디아델’도 예비당첨자 추첨 단계에서 완판됐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대전 서구 가장동에서 선보인 ‘힐스테이트 가장더퍼스트’도 완판을 기록했다. 지난 5월 청약 당시만 해도 1097가구 모집에 1·2순위를 합쳐 1196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1.1 대 1에 그쳤다. 그럼에도 입지 경쟁력을 바탕으로 계약자 모집 단계에서 빛을 발했다. 대전의 중심지인 둔산동과 가깝다는 점이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미분양의 무덤’이라 불리는 대구에서도 선호 지역 단지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입주 후에도 미분양분이 안 팔려 최대 25% 할인 분양까지 한 대구 수성구 ‘만촌 자이르네’는 작년 하반기 완판된 데 이어 최근엔 신고가 거래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이 단지 전용면적 84㎡는 연초(10억3000만원)에 비해 1억원 넘게 뛴 11억4500만원에 손바뀜하며 역대 최고가를 썼다. 학군이 좋은 수성구는 대구에서 주거 선호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인접한 대구 남구가 지난 2월부터 미분양관리지역으로 묶여 있는 것과 대비된다.

충남 아산은 7월 기준 미분양 규모가 2317가구로 충남 전체(5025가구)의 46%를 차지했다. 하지만 아산탕정지구 도시개발구역의 분위기는 다르다. 올해 1월, 5월에 공급된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 1·2차가 올해 모두 단기간 완판 행렬에 올랐다. 다음달 분양될 예정인 3차 단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천·오산·계양 ‘울상’
수도권도 지역에 따라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5월만 해도 미분양 아파트가 없던 오산은 6월에 152가구로 늘더니 7월 434가구까지 증가했다. 올초 361가구이던 평택의 미분양 물량은 7월 3632가구까지 불었다. 안성은 미분양이 2월 1689가구에서 7월 1113가구로 줄며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올해 1월(459가구)과 비교하면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평택과 오산은 GTX-C 남쪽 연장 구간에 해당한다는 게 공통점이다. C노선은 작년 12월 실시계획 승인을 받았는데,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이천과 인천 계양 등 수도권 ‘GTX-D 라인’ 지역에선 ‘GTX 효과’가 좀처럼 먹혀들지 않고 있다. 7월 기준 이천의 미분양 규모는 1301가구로 평택 다음으로 많다. 올해 4월까지 제로(0)이던 계양의 미분양 물량은 7월 539가구를 기록했다.

광명과 과천, 구리 등 서울과 맞붙어 있는 지역은 미분양이 1가구도 없다. 이미 개통했거나 올해 12월 개통을 앞둔 GTX-A 라인도 청약 열기가 뜨거운 편이다. 성남(83가구)과 고양(66가구), 파주(1가구)의 미분양은 100가구를 밑돌았다. 화성과 용인은 각각 3개월, 4개월 연속 미분양을 줄이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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