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Fed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은 확정적이지만 인하 폭에 대한 의견은 반반(close call)”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시장은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를 비롯한 도소매 물가 지표 등이 완만하게 내려가면서 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베이비컷)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 같은 상황에서 WSJ는 Fed가 물가보다 노동시장 둔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0.5%포인트 인하(빅컷) 가능성을 되살린 것이다.
올해 FOMC 회의가 오는 17~18일과 11월, 12월 등 세 번 남은 가운데 시장은 기준금리 1~1.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한다. 시장 전망대로라면 최소 한 번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춰야 한다. WSJ는 Fed가 시장 기대를 전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하 폭이 예상보다 작으면 투자자들이 채권을 매도하고 차입 비용이 올라 연착륙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비컷으로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시작해야 한다는 쪽은 정책 안정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조정 폭을 작게 해 정책 효과를 파악하면서 추가 인하 폭을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금리를 단번에 0.5%포인트 올리면 시장에 ‘내러티브 공포’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리처드 클라리다 전 Fed 부의장은 “시장이 ‘우리가 모르는 일(악재)을 Fed가 알고 있는 것일까’라는 공포심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빅컷 찬성론자는 향후 노동시장이 급격하게 둔화해 통화 정책 완화 시기를 놓치는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보험성’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존 파우스트 존스홉킨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를 0.5%포인트를 내리더라도 Fed가 언어적 수단을 통해 시장의 공포를 관리할 수 있다”고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전날까지 채권시장은 베이비컷 가능성을 86%로 높게 봤으나 이날 57%로 낮춰 잡았다. 빅컷 가능성은 14%에서 43%로 치솟았다. Fed가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6개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28% 내린 101.07을 기록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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