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금투세를 ‘재명세’로 부르며 금투세 폐지 여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민주당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연 납입금 한도를 높이고, 해외 주식 직접투자를 허용하는 등 금투세 보완 법안을 발표하자 비난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국내 주식에 과세하면서 해외 투자에 세제 혜택을 준다”는 비판에서다.
이후 일부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금투세’를 금지어로 지정하고 ‘재명세’라는 단어로 부르도록 하고 있다. ‘금투세’라는 단어를 넣어 글을 쓰면 작성이 안 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개인투자자들은 4월 총선 유세 당시 이 대표의 ‘셰셰’ 발언에 금투세를 붙인 ‘재명세, 셰셰’라는 이미지도 만들어 게시하고 있다. 이 대표 블로그에도 1만 개가 넘는 비판 댓글이 달렸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평소 ‘개딸’(이 대표 지지자)을 중심으로 온라인 여론을 형성하는 데 동학개미들의 ‘화력’에 짓눌린 셈”이라며 “지도부도 곤혹스러운 상황이 되자 프레임 전환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도 참석자들은 금투세 시행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김성환 의원은 “금투세가 원래대로 도입됐다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나 삼부토건 사태 등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금투세가 또다시 유예되거나 폐지되면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불투명성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환 의원도 “그간 기재위원들은 (금투세 시행에 대해) 단일 합의를 만들었다”며 “개인적으로도 금투세 도입 여부가 자본시장 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송수영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교수는 이날 의원들에게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하고, 대신 징세 방법을 다양화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소람/배성수/정상원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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