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이 훔친 명품시계 샀다 불똥 튄 중고업자…판결 '반전'

입력 2024-09-16 16:33   수정 2024-09-16 16:34


21세가 훔친 고가의 시계를 사들인 중고 물품 매매업체 운영자가 1심에서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문주형 김민상 강영재 고법 판사)는 업무상과실장물취득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A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A씨에게 금고 4월에 집행유예 2년 및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12월경 대전 서구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중고 물품 매매업체에 손님으로 찾아온 B씨(당시 21세)로부터 그가 훔쳐 온 1940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1020만원에 사들였다. 이는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금액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가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 그를 재판에 넘겼다. 손목시계의 취득 경위, 매도의 동기 및 거래 시세에 적합한 가격을 요구하는지 등을 잘 살피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거래 당시 B씨는 자신과 닮은 C씨 명의의 주민등록증을 제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심 재판부는 B씨가 타인의 주민등록증을 보여주고 거래했는데도 불구, A씨가 상세하게 장물 여부를 확인하지 않아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선 정반대의 판단이 나왔다. 항소심 재판부는 “장물 여부를 의심할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이 시계의 출처 및 소지 경위 등도 확인해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매도인 설명의 사실 여부에 관해서까지 확인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B씨는 피고인이 실시한 신원 확인 조치에 자연스럽게 응했으며 A씨가 시계를 언제 어디서 샀는지 등을 묻자 “한 카페에서 중고로 1940만원에 매수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증서가 없는 점에 대해선 “이사를 해 잃어버렸다”고 답한 뒤 보증서를 찍은 사진을 피고인에게 전송했으며 사진 속 보증서의 시리얼 넘버가 일치했다.

보증서 사진은 손목시계의 원래 주인인 D씨가 B씨와 온라인으로 중고 거래하기로 하고 B씨에게 보내줬던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거래 목적으로 만난 D씨 얼굴에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리고 시계를 훔쳐 달아난 뒤 A씨에게 장물을 처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같은 사정을 미뤄 피고인이 해당 시계를 정상적 물품으로 생각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시계의 시가를 공소사실에 기재된 1940만원으로 보기 어려우며 피고인이 적정 가격으로 매수했다고 판시했다. 이외에도 B씨가 매입계약서의 ‘위 물건이 분실 및 도난 물품일 시에는 양도인은 어떠한 법적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부분에 자필로 체크했다는 점 등도 무죄 판단에 대한 근거가 됐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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