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위탁운용사 선정, 국감 소환" 정치권·개미들도 우군 가세한 고려아연 분쟁

입력 2024-09-18 06:57   수정 2024-09-18 07:04




영풍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 나선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에 이어 정치권까지 가세하며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한다"며 "국정감사에서 MBK파트너스의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에 대한 논란을 따져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국민연금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MBK파트너스는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3일 고려아연 지분을 추가 확보하기 위한 공개매수를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MBK파트너스의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선정'에 문제를 제기했던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남원장수임실순창,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려아연에 대한 사모펀드의 약탈적 인수합병 시도를 강하게 비판한다"고 했다.

"국가기간산업 MBK로 넘어가면 中으로 기술·인력 유출 우려"



박 의원은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기업 지배구조와 재무상태 개선, 효율성 향상 등의 명분을 앞세워 공격적인 M&A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잇따라 논란을 야기해 왔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치킨프랜차이즈 BHC, ING생명, 홈플러스의 사례를 언급하며 "기업 인수 후 기업의 알짜 자산을 팔고, 과도한 배당으로 투자금을 회수했으며, 미래 성장을 위한 기업 투자를 대폭 줄이고, 근로자들을 대거 해고함으로써 사회적 갈등과 논란만 증폭시켰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MBK파트너스가 중국계 자본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며 "자칫 중국자본과 관련 기업들이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독보적인 기술은 해외로 유출되고 핵심 인력들의 이탈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은 대한민국의 기간산업이자 전략산업으로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아연을 비롯해 각종 산업의 기초가 되는 소재를 만들고 있다"며 "중국 의존도가 큰 2차전지 분야에서 현대차, LG, 한화 등과 손잡고 탈중국 밸류체인의 중심에 있는 기업이자 울산에서 50년전 설립돼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도 늘려가고 있는 지역경제의 핵심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위탁운용사 MBK 선정한 국민연금도 '불똥'…"국감서 따져볼 것"



또한 박 의원은 국민연금의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에 대한 의문과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 사모 PEF 분야 총 1조원 중 2980억원을 MBK파트너스에 배정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민연금법상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선정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책임투자 원칙에 부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고 있는 국민연금이 우리 기업과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투기적 사모펀드에 돈을 맡기는 것은 책임투자 원칙에 맞지 않다"고 했다.

박 의원은 올해 국감에서 국민연금의 MBK파트너스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과 MBK파트너스의 잇따른 논란이 ESG 원칙에 문제가 없는지 집중적으로 따져볼 것"이라며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선정과 관련해 수탁자책임원칙 이행 촉구 및 대체투자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에 ESG 기준을 마련할 것을 강하게 지적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1조원을 출자하는 국내 사모투자 분야 위탁운용사로 MBK파트너스를 포함한 사모펀드 4개사를 최종 선정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등 30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연대체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박 의원실과 함께 7월 22일 국회에서 '투기자본 MBK 위탁운용사 선정 규탄, 국민연금 수탁자 책임 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 기금의 국내 운용PE를 선정하는데 유독 검은 머리 외국인들이 선정되는 것이 과연 공정한가, 온통 의문투성이"라며 선정 이유를 국감에서 밝히라고 촉구한 바 있다.




울산시·소액주주들 백기사 등판 "주주환원율 최고 회사…동학개미가 지켜야"


영풍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에 MBK파트너스가 참전한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데 이어 추석 연휴 기간 울산시와 울산시의회, 국회의원이 잇따라 고려아연 측의 백기사로 등판하며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MBK파트너스는 장형진 영풍 고문 측과 손잡고 고려아연 지배권 확보를 위해 최대 2조원 규모의 공개매수에 돌입했다. 내달 4일까지 전체 고려아연 발행 주식 중 최소 6.98%에서 최대 14.61%를 공개매수할 계획이다. 의결권이 있는 고려아연 지분 52%를 확보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16일 김두겸 울산시장이 성명서를 내고 "지역 상공계와 힘을 모아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펼치고 120만 시민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번 사태를 두고 '적대적 인수합병'이라고 규정하고 "단순한 기업간 갈등이 아니라 기간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했다. 정부 부처와 국회 등과 소통하며 대통령실에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18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모펀드 공개매수에 대한 반대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17일에는 울산시의회가 시의원 22명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적대적 인수합병에 우려를 표한다"며 공개 입장을 밝혔다.

일반주주들도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백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소수주주 의결권 플랫폼 '액트' 운영진은 최근 고려아연 주주들에게 "고려아연과 같이 주주환원율 최고의 회사는 소액주주가 작은 힘으로라도 지켜내 '동학개미'가 때로는 회사와 함께 힘을 합쳐 위기를 이겨내는 사례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액트에 따르면 현 경영진이 이끄는 고려아연은 연결 기준 상반기 주주환원율 71%(개별 기준 61%)를 달성했다. 상반기 순이익 2879억원을 기록한 고려아연은 지난 8월 2055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공시했다. 주가도 3월 주주총회 이후 24% 상승해 코스피 대비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액트 운영진은 "고려아연의 성장전략 '트로이카 드라이브' 주체는 현 경영진과 현대차, LG화학, 한화 등 대기업 3사"라며 "트로이카 드라이브 덕분에 훌륭한 실적이 가능했다는 평이 있고 그 주체가 현 경영진인 것은 명확해 보인다"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