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어 몰려온다…'따따블 주인공'은 누구

입력 2024-09-18 17:42   수정 2024-09-26 16:45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이제 본격적인 ‘공모주 성수기’가 시작된다. 9~11월은 전통적으로 기업공개(IPO) 성수기로 불린다. 금융감독원의 ‘현미경 심사’로 9월 초 상장 예정이던 공모주들의 일정이 추석 이후로 대거 밀렸다. 다음달까지 최대 16개 기업이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을 계획이다. 9월 셋째주부터 매주 공모주 청약이 진행된다.

16개 기업 증시 상장 시동
하반기 약세장에도 불구하고 신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뜨겁다. 로봇·인공지능(AI) 관련 기업부터 인터넷은행(케이뱅크), 프랜차이즈(더본코리아) 분야 기업의 상장이 예정돼 있다. 한 주에 2~3개 공모주가 청약에 나서는 만큼 옥석 가리기 현상도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물류 기업 제닉스의 청약을 시작으로 공모주 큰 장이 열린다. 제닉스는 이번 공모를 통해 264억원을 모집한다. 수요예측 결과 105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열기가 뜨거운 영향으로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상단(3만4000원)보다 17% 높은 4만원으로 정해졌다.

이달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인 기업은 모두 11곳이다. 로봇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클로봇과 로봇 솔루션 기업 씨메스, 정보기술(IT) 보안 기업 인스피언 등은 수요예측을 받은 뒤 공모가를 결정한다. 클로봇과 씨메스는 각각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2611억원, 1486억원의 시가총액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클로봇은 2017년 현대자동차그룹 제로원으로부터 시리즈A,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 단계에서 투자받았다. 방역, 보안, 안내 등을 담당하는 실내 자율주행 로봇의 동작을 원활하게 제어해주는 솔루션을 개발한다.

씨메스는 물류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물류센터에 택배 박스가 여러 개 있으면 기계가 위치와 크기를 인지하고 특정 장소에 쌓도록 하는 기술이다. SK텔레콤으로부터 2022년 약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SK텔레콤은 씨메스 지분 8.39%를 보유한 3대 주주다. 쿠팡도 씨메스 지분 1.52%를 취득했다. 쿠팡은 물류센터에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공모주 옥석 가리기 심화
최근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낮지 않은 편이다. 반도체 기업 아이언디바이스가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196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바이오 기업 티디에스팜이 1608 대 1을 기록했다. 공모금액이 100억원대인 작은 기업들은 대체로 수천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아이스크림미디어(12 대 1)와 케이쓰리아이(34 대 1) 등 일부 기업은 저조한 성적을 보인다. 청약시장에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 첫날 모든 공모주가 경쟁률 수천 대 1을 기록하며 플러스 수익률을 거둔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투자자들의 청약 전략에 따라 수익률 차별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조 단위 대어 등장
다음달에는 투자자의 관심이 큰 조 단위 ‘대어’가 상장을 준비한다. 케이뱅크와 더본코리아가 이달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다음달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는 백 대표의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다수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해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 다만 전체 매출의 37%인 789억원이 경쟁이 심한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빽다방’ 브랜드에서 나온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21년 카카오뱅크에 이어 인터넷은행 상장에 도전하는 케이뱅크도 비교 기업을 선정하고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희망 공모가 상단을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최대 5조원, 공모금액은 9840억원에 달한다. 올해 상장하는 기업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카카오뱅크와 해외 인터넷은행을 비교 기업으로 선정했다. 비트코인 이용자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점과 주요 비교 기업인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부진하다는 약점이 있다.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코스닥시장보다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관심을 받는 분위기다. 성장성이 부각되는 코스닥 기업에 비해 안정성과 수익성이 뒷받침되는 코스피 기업에 투자금이 몰리는 것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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