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새 병원 5번 찾은 윤 대통령 "정부가 더 많이 지원하겠다"

입력 2024-09-18 21:00   수정 2024-09-19 01:43


윤석열 대통령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서울의 한 어린이병원을 찾아 소아진료 체계를 점검했다. 이달 들어서만 다섯 번째 의료기관 방문이다. 의료기관을 찾을 때마다 윤 대통령은 의료진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의료개혁의 진정성을 믿어달라”며 자세를 낮췄다. 의대 증원 과정에서 의료계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의료계와 소통 늘리는 尹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하월곡동 성북우리아이들병원을 방문해 의료진의 애로 사항을 들었다. 우리아이들병원은 전국에 두 개뿐인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은 의료진에게 “이번 연휴에도 아픈 아이들을 위해 애써 줘서 고맙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더 많이 지원하고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한 뒤 “정부가 어떤 점을 도와주면 좋을지 잘 상의해달라”고 동행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경기 의정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시작으로 13일엔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권역의료센터, 중구 중앙응급의료센터를 잇달아 방문했다. 추석엔 육군 15사단 의무대대 승리의원을 찾았다. 의료 공백에 따른 국민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다.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현장 의료진의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듣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달 의료진과 만난 자리에서 “믿어달라” “도와달라” “애써줘서 감사하다” 등의 말을 하며 손을 내밀었다.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서 “쉬운 길 가지 않겠다” “의료개혁은 멈출 수 없는 것” 등의 발언을 한 것과 비교해 수위가 한층 낮아졌다는 평가다. 정부와 대통령실 내부에선 최근 들어 의료계와 더 많은 소통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석 연휴, 응급실 환자 크게 줄어
이번 추석 연휴에 우려되던 응급의료체계 이상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에 따르면 14일부터 17일까지 411개 응급의료기관 중 408곳이 매일 24시간 운영됐다. 뇌출혈 등 중증질환 진료가 가능한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180곳 중 87~92곳이 추석 연휴에 운영해 평시(99곳) 대비 소폭 감소했다.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내놓은 경증·비응급 환자 분산 대책이 응급실 대란을 막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13일부터 경증 환자가 권역응급의료센터 등 대형병원 응급실에 가면 본인부담금을 기존 50~60%에서 90%로 인상했다. 대형병원 응급실 58곳은 중증·응급 환자 전담으로 운영해 경증 환자의 이용을 사실상 제한했다.

14일부터 17일까지 하루 평균 응급실 내원 환자는 2만7505명으로 지난해 추석(3만9911명)보다 31% 줄었다. 중증 환자는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지난해 추석 하루 평균 2만6003명에 달한 경증·비응급 환자가 올해 추석엔 1만6157명으로 37.9% 급감한 데 따른 결과다. 윤 대통령은 이날 참모진회의에서 “밤낮없이 의료현장을 지키는 의료진, 환자 이송에 애쓰는 구급대원 여러분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도 큰 병원 응급실 방문을 자제하며 불편을 감내해 준 국민 여러분 덕분”이라고 했다.

‘추석 응급실 대란’ 우려는 일단락됐지만 의사단체들은 연말 의료대란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정부에 의대 증원 철회를 요구하며 이달 9일부터 닷새간 단식 투쟁에 나선 충북대·강원대·고려대 의대 교수 세 명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비상진료체계가 돌아간 추석이 지나면 자화자찬하겠지만 진짜 의료대란의 시작은 이번 겨울”이라고 주장했다.

추석 연휴 고비를 넘긴 정부는 암 등 800여 개 중증 질환의 수가 인상과 2차 병원을 거치지 않은 경증 환자의 3차 병원(상급종합병원) 본인부담률 인상 등 의료개혁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양길성/황정환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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