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일본에 취업했다가 그만두고 올해 상반기 귀국한 20대 청년 A씨의 경험담이다. 정부 지원을 받아 해외에 취업한 청년 두 명 중 한 명은 해외 생활을 유지하지 못하고 국내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수준에 불만족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임금 등 한국의 근로 조건이 해외 못지않게 향상되면서 청년의 해외 취업 욕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해외 취업자 사후관리 설문조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부 지원을 받은 해외 취업자 6715명 중 46.6%인 3129명이 국내로 돌아온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25~29세가 41.6%로 가장 많았으며 복귀자의 평균 연령은 29.9세였다. 국내 복귀자의 성별 비중은 여성(59.2%)이 남성(40.8%)보다 높았다.
해외 취업 프로그램 중에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제공하는 ‘케이무브’를 통해 해외에 취업한 청년 중 60.4%가 국내로 복귀했다. KOTRA를 거친 해외 취업자의 국내 복귀율은 27.8%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체 해외 취업자를 대상으로 ‘해외 취업 불만족 사항’을 묻자 14.7%가 ‘한국 대비 낮은 임금 수준’을 꼽았다. 이어 △낮은 고용 안정성(11.4%) △경력 개발 가능성이 낮은 직무(10.6%) △한국 대비 낮은 복지 수준(10.1%) 순이었다.
심층 인터뷰 결과 주요 선진국 취업자도 현지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일본 취업자는 높은 집세와 낮은 초봉으로 생활이 힘들었다고 했다. 올해 한국 최저임금은 시간당 9860원으로 아시아에서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일본 도쿄를 추월했다. 독일 취업자는 세금 부담, 미국과 싱가포르 취업자는 고물가 등을 현지 생활의 어려움으로 꼽았다.
귀국 전 해외 체류 기간은 1~2년 미만이 43.3%로 가장 많았고, 첫 해외 취업 기업 근무 기간은 평균 21.3개월(1년9개월)이었다.
국내 복귀자 3129명 중 2044명(65.3%)은 국내에서 재취업했다. 이 중 ‘해외 취업 때보다 임금이 올랐다’는 응답은 57.3%에 달했고 24.4%만 ‘하락했다’고 답했다. 아직 재취업하지 못한 1085명 중에선 61.5%(667명)가 국내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24.6%(267명)는 해외 재취업을, 4.6%(50명)는 국내 창업을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2018~2023년 해외 취업자가 가장 많이 향한 국가는 일본(28.7%) 미국(25.6%) 베트남(7.4%) 싱가포르(4.2%) 중국(3.4%) 순이었다. 국내 복귀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40.6%) 일본(20.0%) 순이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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