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 상장사인 ICTK는 보안칩 전문 팹리스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에 보안칩 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는 회사는 10개가 채 되지 않는다. 시장 규모는 약 10조원인데 클린룸과 보안 설비 등 까다로운 국제 인증을 통과해야하는 등 허들이 높은 편이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ICTK만이 보안 반도체를 할 수 있는 회사로 꼽힌다. 보안칩 시장은 글로벌 대형사들의 각축전인 가운데 한국의 다윗인 ICTK가 골리앗 판에 뛰어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대표는 “기존에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하던 보안은 장벽을 높여도 계속 해킹됐다”며 “사람으로 비유하면 퍼프 기술로 나온 아이디가 지문이나 홍채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안성이 높아질수록 불편하지만 역설적으로 완벽한 보안은 편안함을 가져온다”며 “확실한 아이디를 부여하면 그 다음부터는 서로 편하게 통신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ICTK의 칩은 현재 한국전력과 LG유플러스 등에서 사용중이다. 스마트미터기, 무선공유기 등의 해킹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장비에 들어간다. 미국 실리콘밸리 빅테크 중 한 곳도 주요 고객사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설계자산(IP)분야로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이 대표는 “머신러닝 칩이나 두뇌역할을 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중앙처리장치(CPU)와 같은 큰 칩에 저희 기술이 하나의 IP로 들어갈 수 있다"며 "그러면 직접 칩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수익이 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 하버드대 출신인 이 대표는 2013년 회사에 합류했다. 그는 “토종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고 싶었다”며 “반도체와 보안의 결합은 희소성 있는 영역이라 판단했다”고 돌아봤다. 부대표로 시작했지만 2018년 대표에 올랐고, 현재 최대 주주로 회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린 만큼 데이터의 무결성이나 인증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제로 트러스트’ 시대를 주도하는 회사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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