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관계자는 22일 “배터리 재활용 등 최 회장이 주도한 신사업 투자에 대해 MBK 측이 비판한 것에 대해 주요 주주들 사이에 부정적인 기류가 있었다”며 “추석 연휴 기간에 국내외 우군 확보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사외이사 전원이 최 회장 손을 들어준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MBK·영풍 연합과 최 회장의 ‘공개매수 전쟁’이 2라운드를 맞았다.
주요 주주들은 MBK·영풍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국내외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부딪히는 해외 사업 중 하나가 미국 전자폐기물 수거·재활용 업체 이그니오홀딩스 투자다. MBK·영풍 연합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이그니오에 5800억원을 투자한 건 실패한 투자”라고 비판했지만, 고려아연은 “배터리 원재료 수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반박했다. 이그니오는 전자부품 등 폐기물을 수거해 니켈 등의 금속을 추출하는 기업이다. 폐배터리 등에서 2차전지 제조에 필요한 니켈 코발트 망간 리튬과 같은 원자재를 추출한다.
지분 7.75%를 보유한 한화그룹과는 호주 시장에서 협력을 넓히고 있다. 호주에 제련 공장을 보유한 고려아연은 이곳을 거점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2030년까지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 신재생·그린수소 사업에 66억달러(약 8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화그룹 역시 한화에너지솔루션과 한화오션 등을 통해 태양광, 풍력, 수소 사업 등에 투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확보를 위해 광산 공동 투자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 LG화학, 현대차 등과는 해외 사업장에서의 협력이 대부분”이라며 “긴 안목에서 공동 투자한 수천억원 규모 투자에 잡음이 생기는 걸 우려한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한화그룹, LG화학, 한국앤컴퍼니 등이 우군으로 합류하면서 지분 경쟁에서 급한 불은 껐다. 여기에 현대차그룹까지 우군으로 합류하면 최 회장 측 우호지분율은 33.99%로 높아진다. MBK·영풍 연합 33.13%보다 조금 앞선다. 다만 4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한 MBK·영풍 연합에 맞서기 위해서는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추석 연휴에 국내외 투자자를 설득했고 성과도 있었다”며 “공개매수 마감일인 다음달 4일까지 지분 확대 방안을 계속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김익환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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