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과자 수출액이 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불닭볶음면’만큼이나 한국 과자를 찾는 외국인들이 늘어난 덕분이다. 업계는 인기 K팝 걸그룹 뉴진스를 앞세우는 등 해외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사상 첫 조 단위 수출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한류 열풍에 과자 '수출 신기록'…1조원 달성 전망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과자류 수출액은 4억9420만달러(약 660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었다. 과자류 수출액은 농식품 품목 가운데 라면, 연초류(담배와 전자담배)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과자류 수출은 이달 누적 5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순항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추석 전인 이달 둘째 주까지 수출액은 5억2910만달러(약 771억원)로 집계됐다.
연간 과자류 수출액은 2018년 4억3140만달러(약 5766억원)에서 지난해 6억5640만달러(약 8773억원)로 5년 만에 50% 가까이 늘었다. 현재까지의 수출 호조세가 유지된다면 올해 연간 수출액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는 올해 과자류 수출액이 처음으로 7억달러(약 9356억원)를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선 1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과업체별로 살펴보면 오리온의 올해 1~8월 과자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4% 늘었다. 오리온 관계자는 “해외 공장에서 생산 및 판매하는 과자의 비중은 액수로 2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은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꼬북칩’ 단일 품목 연 매출이 400억원을 넘을 경우 현지 생산공장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농심의 경우 상반기(1~6월) 스낵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6% 증가했다. 이 기간 롯데웰푸드가 글로벌 판매 주력 제품으로 내세운 ‘빼빼로’의 해외 매출은 약 325억원으로 전년 대비 동기 29% 늘었다. 같은 기간 빼빼로 전체 매출액(639억원) 중 51%를 차지해 처음 국내 매출을 앞질렀다.
아이돌부터 SNS까지…글로벌 마케팅 경쟁 치열
국내 제과업체는 마케팅을 강화해 수출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롯데웰푸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인기 그룹 뉴진스와 함께 15개국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펼친다.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연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빼빼로’를 꼽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 롯데 식품회사가 협력해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심의 디지털 마케팅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외국인들의 한국 과자에 대한 관심은 SNS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오리온의 초콜릿 비스킷 제품 ‘비쵸비’는 SNS상에서 ‘한국 여행 구매 필수템’으로 자리 잡으며 외국인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귀띔. SNS에 영어권을 비롯해 중국어, 일본어 등 각국 언어로 “한국 여행 기념품 추천”, “패키지가 예뻐서 선물용으로 제격”, “실패 없는 과자 선물” 같은 구매 인증 후기가 올라오며 입소문을 탄 것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서울역, 명동 등 외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지의 주요 슈퍼마켓 데이터를 자체 분석한 결과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비쵸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0%나 뛰었다”고 설명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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