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임신 오둥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입력 2024-09-23 16:11   수정 2024-09-23 16:12




서울성모병원에서 세계적으로도 드문 다섯 쌍둥이가 무사히 출산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산부인과 홍수빈·소아청소년과 윤영아·신정민 교수팀이 30대 산모의 다섯 신생아 다태아 분만을 성공리에 마쳤다고 23일 밝혔다. 자연임신으로 생긴 다섯쌍둥이를 분만한 국내 첫 사례다.

산모는 결혼 후 임신을 준비하기 위해 찾은 산부인과에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진단을 받았다. 작은 난포가 동시에 발생하는 것을 치료해 정확한 배란을 유도하는 첫 시도에서 바로 자연임신이 됐다. 부부는 태명을 ‘팡팡이’로 지어주었다.

이후 추가 검사에서 태아가 쌍둥이로 확인됐다. 다섯 쌍둥이라는 소식에 걱정도 했지만 가족들은 다섯 생명을 모두 지키기로 결심했다. 태명도 다섯 명으로 구성된 파워레인저에 빗대어 ‘팡팡레인저’로 불렀다.

산모는 출산 예정일인 12월이 되기 훨씬 전부터 만삭처럼 배가 불렀다. 임신과 합병된 고혈압성 질환인 전자간증이 진단돼 출산을 더 미룰 수 없게 되면서 27주만에 제왕절개 수술을 결정했다.

병원 측은 개원 후 처음 있는 오둥이 분만을 위해 산부인과는 물론 마취통증의학과 허재원 교수, 소아청소년과 김세연 교수, 분만실 전담간호사 등 의료진이 모여 철저한 사전 계획을 세웠다. 쌍둥이 제왕절개 수술은 각 태아의 위치와 상태를 고려하고, 태아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술실 밖에서도 세상에 나올 아기들을 맞이할 준비에 들어갔다. 첫째부터 다섯째까지 적혀 있는 신생아 발찌, 신생아 기록지, 인큐베이터 모두 5개씩 준비해야 했다. 신생아 한명당 소아청소년과 교수, 신생아집중치료실 간호사, 분만실 간호사 등 3명의 의료진이 한 팀을 이뤘다.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도 의료진이 준비에 나섰다.

11시 37분 첫 남자아이가 태어났다. 곧 울음 소리가 수술실에 퍼졌다. 순차적으로 수술이 이어지고 다섯 번째 아기까지 태어난 후 모두 안전하게 집중치료실로 이동했다. 남자아이 3명과 여자아이 2명이었다.

오둥이 아빠 김 모씨는 “다태아 분만 명의로 알려진 이대목동병원 전종관 교수에게 진료를 보며 다섯 생명 모두를 지키기로 결심했지만 갑자기 출산일이 결정돼 다섯 아이가 한꺼번에 입원할 병실이 없어 어려울까봐 걱정이 앞섰다”며 출산을 기다렸던 초조한 마음을 전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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