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중동 총괄 법인을 설립한다. 중동 지역 초대 법인장으로는 채선주 대외·ESG 정책 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안에 사우디에 중동 총괄 법인 ‘네이버 아라비아(가칭)’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23일 발표했다. 네이버 아라비아는 중동 지역에서 거점 법인 역할을 수행한다. 사우디와 긴밀한 협력은 물론 중동의 다른 국가에 소버린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사업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사우디 정부도 네이버 아라비아 구축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사우디가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RHQ’라는 유치 정책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사우디의 첨단 기술 분야 국책과제에 협력하면서 다른 비즈니스 기회도 발굴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에서 진행하는 개별 사업 단위별 조인트벤처(JV) 설립도 추진한다. 네이버는 사우디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 파트너로 참여 중인 자치행정주택부(MOMAH), 국립주택공사(NHC) 등과 함께 조인트벤처를 구성할 계획이다.
중동 지역 총괄 법인장으로는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정책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채 대표는 초창기부터 사우디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국내에서 맡고 있던 대외·ESG 업무와 함께 중동 지역 사업을 겸직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네이버는 ‘글로벌 사업이 약하다’는 평가가 따라다녔다. 일본에서 ‘라인’ 서비스로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던 전략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미국, 프랑스, 베트남 등에 일부 거점 및 시장 조사 차원에서 법인을 운영하는 정도였다. 본사에서 해외에 두고 있는 법인 총개수도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글로벌 사업엔 취약한 측면이 강했다.
올 연말부터는 중동 총괄 법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게 네이버의 목표다. 내수 시장에서의 성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로 AI,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로봇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해졌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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