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한 가락을 즐겨보세요, 하품해도 좋아요"

입력 2024-09-23 18:23   수정 2024-09-23 18:24

“물외에 좋은 일이 어부생애 아니런가/ 배 띄워라 배 띄워라/ 어옹을 웃지 마라 그림마다 그더라….” (윤선도 ‘어부사시사’ 추사 중 1수)

시조로 된 ‘정가’를 부르는 여창 가객(전통 가수) 박희수(34·사진)가 다음달 10일 ‘추야’(가을밤)라는 주제로 관객을 만난다. 정가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국 전통 성악이다. 양반들이 즐겨 부르던 노래인데 노랫말은 가곡, 가사, 시조에서 따왔다. 문학사적으로도 가치가 높은데 2020년 영화 ‘해어화’를 통해 정가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자연을 벗 삼아 노래하는 정가로 사계절을 모두 그려보고 싶다”는 박희수는 서울 잠실동에 마련된 석촌호수 아뜰리에에서 가을의 심상을 전한다.

모든 것이 빠르게 흘러가고, 음악마저 빠른 템포가 인기를 얻는 시대에 그는 정가로 느림의 미학을 주장한다. “느린 노래가 지루할 수도 있지만 마음이 쉬어가는 시간을 공연을 통해 마련하셨으면 합니다. 가사를 음미하고, 싱잉볼 소리에 하품도 하시면서요(웃음).”

보통 정가의 병창(노래와 악기를 함께 연주)은 드물지만 그는 전통 악기 중에서도 희소한 양금을 선택했다. 박희수는 “쇠줄을 두드리는 양금이라는 악기 소리가 정가와 잘 어우러져서 양금 병창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가를 현대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며 “피아노 반주, 양금, 싱잉볼, 피리, 가야금 등 다양한 악기도 공연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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