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홍명보 나란히 국회 출석…국가대표 감독 선임 의혹 풀리나

입력 2024-09-24 07:35   수정 2024-09-24 07:40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의 중심에 있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홍 감독을 선택한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등 3인이 국회에서 직접 입장을 밝힌다.

국회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4일 오전 10시 현안질의를 진행한다. 이번 현안질의는 홍 감독 선임과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 논란을 계기로 열린다. 문체부는 지난 10일 배드민턴협회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한 만큼 축구협회에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현안질의에는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 이임생 이사 외에 국가대표 감독 선임을 총괄해 왔던 정해성 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던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 등도 증인으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 행정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박문성 해설위원도 참고인으로 국회에 출석한다.

현안 질의에 참석한 증인은 증인선서를 한다. 발언이 위증으로 드러나면 처벌받을 수 있다.

국가대표팀 경기 보이콧 움직임이 포착되고,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축구 팬들의 목소리가 경기장에서까지 나왔을 만큼 여론이 들끓었던 상황에서 협회 핵심 인사들과 당사자들이 어떤 해명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문체위 위원이자 체육계 비리 국민제보센터를 운영 중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은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할 축구협회, 국민을 기만하는 자들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이목이 쏠린다.

전재수 위원장을 비롯한 국회 문체위 위원들은 홍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충족됐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을 걸로 예상된다.

앞서 축구협회가 문체위원들이 요구한 자료를 부실하게 제출했다는 지적이 나온 상황에서 이들의 입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문체위원들이 요구한 공통자료 129건 중 절반 이상에 대해 축구협회가 "제공하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 "개인정보, 비밀유지약정 등으로 제출할 수 없다"는 등의 답변으로 채웠다고 밝혔다.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은 위르겐 클린스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파울루 벤투 감독 후임으로 선임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정몽규 회장이 직접 발탁한 인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역대급'이라 평가받는 선수들의 기량에도 지난 2월 카타르에서 막을 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 탈락하는 충격을 안기며 비판받았다. 특히 팀 훈련 일정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화상으로 참석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결국 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을 해임했고, 전력강화위원를 통해 새로운 대표팀 감독을 찾아왔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의 기습 선임 소식이 전해진 후 박주호 전 위원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심지어 홍명보 감독과 2002년 월드컵 당시 함께 뛰었던 이천수, 이영표, 박지성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논란은 커졌다.

문체위는 총 11차에 걸쳐 진행된 국가대표 감독 선임 전력강화위원회의 회의록 등 자료를 축구협회로부터 받아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을 들여다본 거로 전해졌다. 더불어 정몽규 회장에게도 강도 높은 질의가 이어지리라는 관측이다.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전 감독, 홍명규 감독 선임 잡음의 중심에 있을뿐더러 회장 4연속 연임에 도전하리란 예상이 나왔다. 직접적인 도전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올해 AFC 집행위원으로 선출되면서 국제 축구 외교 무대로 복귀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4선을 위한 밑 작업이란 해석도 있었다. 국제단체 임원 자리에 오르면, 연임 횟수 제한의 예외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국회뿐 아니라 문체부에서도 축구협회와 정몽규 회장을 주시하고 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지난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대한축구협회를 대상으로 진행한 감사 결과를 이달 말 발표할 것"이라며 정몽규 회장을 향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게 명예로울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더불어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 "절차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비리 축구인들 긴급 사면한 문제, 천안 축구센터 건립 문제 등을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과정에서 600억대 마이너스 통장을 문체부 승인 없이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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