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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의 정밀부품·장비 포장 전문기업인 천진(대표 류병현)은 올해 창립 5주년을 맞아 제2공장(연면적 6600㎡)을 건설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천진은 40억원을 들여 공장을 신축하고, 공장 안에 3단 특수 선반을 설치해 체계적인 자재 관리 및 포장 장비(반제품)를 구축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회사는 공장 내부에서 설비 운반이 가능한 원스톱 상하차 시스템과 컴퓨터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수치 제어 설비(CNC)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 설비로 가로 1200㎜, 세로 2400㎜의 합판 원장을 자동 절단할 수 있다.
한 개에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에 이르는 고가의 장비와 설비를 수출하거나 현지에 설치하려면 최종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운반해야 한다. 장비를 싣고 내리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충격이나 먼지·습기에 노출되지 않게 포장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이 회사는 제품이 현장에서 온전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한 치의 오차 없이 정밀하게 포장하는 기술사를 비롯해 특수포장 전문가를 고용했다.
포장은 단계별로 진행한다. 장비를 나무 바닥에 올려놓고 고정목을 설치한 뒤 방습제를 넣고 충격방지백, 무정전 천·필름, 방청 필름(습기 방지용)으로 장비를 감싼 뒤 은박지 재질의 진공백을 사용해 제품을 진공 상태로 만든다. 이후 외부 충격을 막기 위해 다시 비닐 포장과 에어캡으로 둘러싸는 등의 6단계로 나눠 작업한다.
‘클래스(CLASS) 1000’은 가로·세로·높이가 각 1ft(피트)인 정육면체 공간에 있는 0.3㎛(미크론·1mm의 1000분의 1) 보다 큰 먼지(파티클)가 1000개 들어 있다는 의미다. 일반적인 생활 대기 상태가 CLASS 300만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제조시설과 같은 청정한 환경에서 먼지 발생 없이 장비를 포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작업이 가능한 곳은 국내 포장기업 1000여 곳 중 20여 곳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포장 틀로 사용하는 수입 목재를 86~120도까지 온도를 높여 수분 함량을 줄이고 멸균하는 자체 열처리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이 회사는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국내 기업들이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지난해 6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매년 300% 이상 매출이 증가하면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회사는 특수포장 기술 외에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장비 부품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류병현 대표는 “2019년 자본금 2억원으로 시작한 작은 회사가 창업 5년 만에 매출 70억원을 바라보는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올해 하반기 2공장 가동을 계기로 세계적인 포장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아산=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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