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이용자 수를 꾸준히 늘려나면서 글로벌 OTT 업체를 맹추격하고 있다. 시장 1위 넷플릭스가 주춤한 사이에 토종 OTT들이 세를 확장하면서다.
넷플릭스, 부동의 1위지만 '하락세…티빙 '맹추격'
25일 시장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넷플릭스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1121만명으로 작년 1월 1401만명을 달성한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매월 1100만명대에 머무른 상태다.이는 넷플릭스가 지난해 드라마 '더 글로리' 이후 이렇다 할 흥행 콘텐츠가 없었던 데다 계정 공유 금지 조치를 통해 사실상 구독료 인상 수순에 돌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디즈니플러스의 MAU는 285만명으로 OTT 업계 중 최하위권으로 처졌다. 지난해 '무빙'이 흥행하며 MAU가 433만명까지 급증했지만 1년 사이 약 150만명이 줄었다.
반면 구독료 인상 조치에도 국내 OTT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티빙 MAU는 783만명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5.6% 증가했다.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MAU가 574만명을 기록했는데 올해 700만명을 넘어 800만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쿠팡플레이의 올해 8월 MAU는 685만명으로 전월 대비 12.1% 훌쩍 증가했다. 지난 2월 MAU가 처음으로 800만명을 기록한 뒤 지속 하락세를 보였다가 다시 반등했다.
티빙은 연간 구독권 가격을 20%가량 인상했고 쿠팡은 쿠팡플레이 구독권 혜택이 포함된 와우멤버십 월 구독료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60% 가까이 올렸지만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수치다.
티빙, 프로야구로 대박…국산 OTT '신작 흥행 여부'로 희비 갈려
이 같은 국내 OTT 성장 배경으로는 스포츠 콘텐츠의 성공적 론칭이 주요인으로 꼽힌다.티빙은 한국프로야구(KBO) 중계 독점권을 따내며 프로야구 덕을 톡톡히 봤다. 티빙은 무료 서비스 기간을 거쳐 올해 5월1일부터 프로야구 생중계 시청을 전면 유료화했다. 가입자 이탈 우려가 있었지만 5월을 기점으로 MAU가 전월 대비 25만명가량 늘었다.
티빙 관계자는 "초반에 들어온 야구팬들이 이탈 없이 가입 유지를 해주고 있고 계속해서 독점으로 제공한 콘텐츠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최근에는 '우씨 왕후'와 TVN 예능들이 뒷심을 불어 넣어 이용자 수 증가에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8월 선보인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에 해외 명문 스포츠 구단 바이에른 뮌헨과 토트넘 홋스퍼를 초청해 생중계한 경기가 흥행했다. 뿐만 아니라 쿠팡플레이는 2022년 K리그 중계권을 구매하며 스포츠 모바일 생중계 유료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체 콘텐츠 등 신작 흥행 여부도 또 다른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티빙은 올해 '이재 곧 죽습니다' '눈물의 여왕' '선재 업고 튀어' '손해보기 싫어서' '삼시세끼 라이트' 등이 연달아 흥행했다. 쿠팡 플레이도 자체 대표 콘텐츠 'SNL 시즌6'이 이용자 수 증가에 힘을 보탰다.
국내 토종 OTT 중 이용자 수 감소가 두드러지는 웨이브의 경우 콘텐츠 차별화 전략으로 '내 이름은 김삼순' 등 과거 인기 드라마를 OTT 시리즈물 형태로 리마스터링해 제공하고 있으나 초반 신규 유료 가입 견인 1위로 반짝 흥행한 이후 맥을 못 추고 있다.
웨이브의 지난달 MAU는 440만명으로 전달보다 0.4% 늘어나는 데 그치며 1년 넘게 이용자 수 정체를 겪고 있다. 이에 웨이브는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7일 동안 첫 달 구독료를 100원에 제공하고 가입 후 2개월간 요금의 50%를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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