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는 '올·무·다' 천하…요즘 애들 '놀이터'로 변신

입력 2024-10-04 06:00  

국내 뷰티 시장은 오랜 기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양분해왔다. 이 구도에 균열을 낸 것은 올리브영이었다. 중소 브랜드 제품은 CJ올리브영을 통해 영역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올리브영은 플랫폼 역할을 하며 최근 수년간 국내 뷰티업계의 상징처럼 부상했다. 올리브영 천하였다.

하지만 올리브영 천하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무신사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다이소가 초저가 전략을 앞세우면서 1020세대를 끌어모으며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업계는 ‘올·무·다’(올리브영, 무신사, 다이소) 체제로 변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플랫폼은 중소 브랜드의 판매채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ODM(제조사개발생산) 업체들이다. 중소 뷰티브랜드는 제품을 기획하고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은 생산을 해 올·무·다에서 판매하는 새로운 생태계가 자리 잡고 있다.
올·무·다’가 차지한 뷰티
올·무·다로 불리는 3사의 월간 온라인 사용자 수는 급증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리브영의 지난 8월 사용자 수는 705만 명으로 집계됐다. 올리브영 사용자가 700만 명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 동기(501만 명) 대비 40.8% 증가했다.

올리브영은 뷰티업계 1인자다. 증권업계에서는 올리브영이 CJ 성장의 핵심축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국내 헬스앤뷰티(H&B) 시장에서 세포라 등 경쟁사들의 연이은 사업 중단으로 점유율은 90% 이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 인지도가 늘어난 수혜를 가장 많이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올리브영은 매출 5조원, 순이익은 45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2022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다. 당시 매출은 2조7810억원, 순이익은 2056억원 수준이었다. 황성진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라 매출이 늘고 있다”며 “온·오프라인 등 전 채널에서 동반성장세다. 글로벌 진출도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고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무신사 상황도 좋다. 무신사 앱의 지난 8월 사용자 수는 642만 명으로 전년 동기(498만 명) 대비 29% 늘었다. 무신사는 지난해 400만 명대에서 올해 600만 명대로 늘었다. 6월에는 처음으로 700만 명을 돌파한 706만 명을 기록했다. 여름의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무진장 행사’가 개최된 영향이다.

무신사는 8월 19일부터 3주간 온·오프라인에서 진행한 ‘무신사 뷰티 페스타’의 흥행 효과로 최근 무신사 뷰티는 급성장했다. 회사에 따르면 9월 10일부터 22일까지 뷰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고 방문자 수는 2.3배 증가했다. 첫 구매를 기록한 신규 구매자 수는 전년보다 2.7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무신사 뷰티 관계자는 “무신사 뷰티에서 올 하반기에 선발매를 추진하는 브랜드는 상반기 대비 5배가량 증가할 정도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소도 마찬가지다. 8월 다이소 앱 사용자는 281만 명으로 전년 동기(112만 명)와 비교하면 2.5배 늘어났다. 오프라인 점포 중심의 다이소가 올해 본격적으로 온라인 사업을 확장하면서 앱도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말 전국 익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 6월에는 상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가까운 다이소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픽업 서비스’ 매장을 376개까지 늘렸다.

다이소 뷰티는 1000원부터 시작되는 초저가 제품이다. 가장 비싼 제품도 5000원을 넘지 않는다. 성분과 용량을 조절하고 많이 팔아 이윤을 남기는 박리다매 전략으로 가격을 낮춘다. 동시에 뷰티업계에서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다이소의 협상력이 높아진 것도 가격을 낮추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 트렌드도 바꿨다…지원군은 ODM’
특히 다이소 뷰티의 인기는 뷰티업계뿐만 아니라 유통산업 전체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잘파세대를 타깃으로 3000원짜리 화장품을 내놓은 것도 같은 전략이다. 본품과 동일한 성분으로 용량을 본품 대비 3분의 1 이상 줄여 가격을 낮췄다. 다이소를 중심으로 ‘가성비 뷰티’ 소비 트렌드가 인기를 얻자 편의점도 H&B 기능을 강화하며 제2의 다이소를 자처하고 나섰다.

뷰티 대기업의 태도도 달라졌다. 7월 LG생활건강은 다이소 전용 퓨어더마 제품을 선보였다. 가격은 5000원이다. 뷰티 대기업이 다이소를 찾아간 것은 LG생활건강이 처음이었다.

그러자 아모레퍼시픽도 움직였다. 9월 초 아모레퍼시픽의 스킨케어 브랜드 ‘마몽드’ 세컨드 라인 ‘미모 바이 마몽드’를 론칭, 다이소 판매를 시작했다. 가격은 1000원부터 시작되며 비싸도 5000원이다. 이외에도 더샘, 네이처리퍼블릭 등 기존 뷰티 회사들도 다이소와 협업해 단독 제품을 론칭하는 등 적극적으로 다이소에 입점하고 있다.

업계 판도를 바꾼 것은 ODM 회사다. 한국콜마가 대표적이다. 거래처의 주문를 받고 제품을 생산해 납품하는 회사다. 주문자가 자체 생산할 경우 품질을 입증할 수 없지만 콜마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면 이들이 보유한 화장품 제조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중소 브랜드라도 소비자 신뢰를 높여 단기간 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한국콜마는 매년 매출액의 약 7%를 기술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콜마는 기술력 외에도 트렌드 파악, 상품 기획, 개발, 출하, 관리 등 주문자 맞춤형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6월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K-뷰티 시장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찾은 곳도 한국콜마다.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의 베스트셀러 제품 대부분의 생산을 한국콜마가 담당하는 만큼 신규 브랜드 발굴, K-뷰티 셀러 확보 등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결정이다.

코스맥스도 매출의 5% 이상을 R&D에 쏟고 있다. 국내외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R&D 인력은 1300여 명이다. 이들의 기술력은 고객사로 입증되고 있다. 올해 한국콜마의 고객사(글로벌 기준)는 3700여 곳, 코스맥스는 3200여 곳에 달할 전망이다. 박현진·주지은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요 대비 공급이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화장품 OEM 산업은 호황 국면”이라며 “한국법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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