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강원 인제 ‘과학화전투훈련단(KCTC)’ 훈련장. 장병들은 초소형 드론을 앞세워 적에 대한 첩보를 수집했다. 소형 드론이 적 지휘소를 식별해 파괴했다. 건물 내에 남아 있는 잔적을 소탕하기 위해 ‘워리어 플랫폼’으로 무장한 장병들이 ‘다족형 로봇’을 앞세워 투입됐다. 전장 상황은 지휘소에 생중계됐다.
육군의 ‘미래형 전투 체계’ 비전인 아미타이거 부대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아미타이거 부대는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를 갖추고 다영역작전 수행이 가능한 지상군이다. 2040년까지 육군 모든 부대가 아미타이거로 전환될 예정이다. 육군은 각종 전투 실험을 통해 아미타이거 전투 발전 소요를 도출하고, 미흡 분야를 보완하는 등 진화와 발전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번 훈련 실험은 공격작전 국면을 상정한 시나리오를 적용해 아미타이거 보병여단과 KCTC 전문대항군연대가 쌍방 자유기동식 교전을 벌이는 형태로 진행됐다. 육군은 공격 작전 간 유·무인 정보자산을 활용한 전장 가시화 및 실시간 정보 공유, 공격 드론과 연계한 포병·박격포 정밀 타격, 장애물지대 극복, 기동화 지휘소 운용 등을 집중적으로 검증했다.
육군은 이달 중 기계화 보병중대 기능 실험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전투 실험이 가능해진 것은 육군이 산·학·연과 함께 꾸준히 아미타이거 부대 실현을 위한 기반을 닦아왔기 때문이란 평가다. 육군 미래혁신연구센터 산하의 ‘아미타이거실’에선 민간 방산업체와 함께 ‘아미타이거 부스트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이 프로젝트는 K방산 신기술을 육군에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준비됐다. 5월 아미타이거실은 국방부·육군본부·방산업체 관계자와 모여 저궤도 위성, 모바일 전술 네트워크, 인공지능(AI) 지휘결심 지원 체계,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 간 상호 운용성 등 부스트 프로젝트 결과를 확인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육군은 2018년부터 미래 프로젝트인 아미타이거를 3단계로 추진 중이다. 2027년 전투 시범부대, 2035년 전방사단을 거쳐 2040년 전 부대 전환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아미타이거 부대 육성을 위해 2022년 시범부대 선포식을 열었다. △기동화·전투플랫폼이 초연결된 AI 기반의 의사결정 △현재 전력과 통합된 드론·로봇의 유무인 복합 체계 △각개 전투원의 전투 효율성과 생존성을 극대화한 워리어플랫폼 등을 아미타이거 부대의 특징으로 규정했다.
아미타이거는 정부가 추진 중인 ‘국방혁신 4.0’의 일환이기도 하다. 국방혁신 4.0은 AI·무인·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북핵·미사일에 대응하고 군사전략 및 작전개념, 첨단 핵심 전력, 군 구조 및 교육훈련, 국방 연구개발(R&D)·전력증강 체계 분야를 혁신해 AI 과학기술 강군을 육성하는 것이다. 국방부는 이를 구현하기 위한 5대 중점·16개 과제를 구체화해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5대 중점은 △북핵·미사일 대응 능력 획기적 강화 △선도적 군사전략·작전개념 발전 △AI 기반 핵심 첨단전력 확보 △군 구조 및 교육훈련 혁신 △국방 R&D·전력증강 체계 재설계 등이다. 아미타이거 부대 육성은 이 중 AI 기반 전력 확보에 속하는 프로젝트로 볼 수 있다.
육군은 아미타이거 시범 부대 운용으로 전력 소요를 발굴·제기하고, 유무인 복합 전투부대에 적합한 구조를 설계해 전투 실험으로 검증할 예정이다.
또 우주·사이버·전자기 등 새 영역을 주도할 수 있는 작전 수행 개념 및 첨단 전력 체계와 미래 전장 환경에서 전 영역 통합작전을 최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AI 기반 지휘 결심 및 통제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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