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정한 신의료기술 치료에 대한 실손보험 보장 기준 미비로 환자와 보험사간 갈등·분쟁이 확산하는 가운데 의료전문가단체의 의학적 가이드라인이 제시됐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자가지방유래 줄기세포(SVF) 시술’에 사용할 지방조직 채취를 위한 수면마취 후 경과관찰 필요성 여부‘에 대해 ’최소 6시간 이상 혹은 하루 이상 입원이 필요하다’고 27일 밝혔다.
SVF 시술은 연세사랑병원이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으로부터 올해 5월 무릎 골관절염의 주사적 치료로 ‘신의료기술’로 안전성, 유효성 인정을 받았다. 이 치료법은 관절염 2~3기에 해당하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들의 기능 개선 및 통증 완화에 안전하고 유효한 기술로 평가받았다.
이 치료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의 복부 또는 둔부에서 채취한 자가지방조직을 분리, 추출해 농축된 줄기세포인 기질혈관분획(Stromal Vascular Fraction·SVF)을 무릎 관절강(뼈와 뼈 틈새) 내 직접 주사하는 시술이다.
환자 자신의 몸에 있는 지방을 100㏄ 이상 채취하는데 약 1시간의 마취가 필요하고 통상적으로 하루 정도 입원해야 한다. 또한 지방 채취, 세포 분리 및 세척 등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우수한 시설 및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의료기관에서 해야한다.
이와 같이 SVF 시술은 조직 채취, 세포 분리, 입원, 마취 시술 등 일련 치료 과정이 완연히 다른 새로운 치료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업계에서 기존의 치료에 대한 동일한 잣대를 드리우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환자들의 정당한 권리가 박탈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학회에 따르면 “지방줄기세포 치료를 위해 전신마취와 전신마취에 준하는 수면마취는 최소 6시간 이상의 관찰이 권장되며, 입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특히 고령자나 기저질환자는 회복 및 경과관찰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학회는 이어 “환자가 마취에서 완전히 회복하기 전에 경과관찰을 중단하고 퇴원하는 경우, 호흡 억제 및 저산소증, 저혈압과 쇼크, 구토, 흡인성 폐렴, 혼동·판단력 저하, 낙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수면마취를 포함한 전신마취를 받은 환자는 당일 운전이나 운동, 판단력이 요구되는 활동을 금지하는 것을 권유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줄기세포 채취는 환자의 둔부 혹은 복부에서 이뤄지는데, 시술 때 통증이 상당하고 환자의 움직임이 없어야 안전한 채취가 이뤄질 수 있어 깊은 진정(鎭靜) 수준 이상의 마취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지방조직 채취 때 환자에게 펜타닐 100mg, 미다졸람 5~10mg, 프로포폴 400mg(점적정맥주사총량)을 투여한다.
마취통증의학회는 “이들 3가지 약물 조합으로 수면 마취를 시행한 경우, 보통은 10~30분 이내 의식을 회복하기 시작한다. 다만 환자가 의식을 회복한 후에도 약간의 졸음, 어지러움, 혼동 상태가 남아 있을 수 있으며, 이는 몇 시간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신마취 후 부작용 가능성에 대해 학회는 “투여 중이나 투여 직후 호흡억제, 저혈압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수면마취가 끝난 후 몇시간 이내(1~4시간)에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오심, 구토, 두통, 졸음, 기억상실 등이다. 그 이후에도 졸음, 혼동, 혈압저하, 기립성 저혈압 등이 마취가 끝난 후에도 12시간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은 “환자 대부분이 고령이거나 비만 혹은 기저질환자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당일 퇴원은 위험성이 있어 보인다”며 “채취에 따른 시술 후 통증조절, 출혈, 지방색전, 복부천공(복부 채취시) 등의 부작용 관찰을 위해서 입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전문 학회의 의견은 환자의 마취 시에 안전성과 부작용의 최소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의학적, 객관적 판단으로 평가하며, 줄기세포 지방조직의 채취·농축·주입의 입원 필요성, 마취, 시술 등 일련의 치료 과정에 대한 확실한 기준 정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도 지방줄기세포 치료가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이후 신청한 입원료를 그대로 지불하고 있어 ‘입원치료가 적정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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