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27일 16:0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조만호 무신사 이사회 의장이 사들인 서울 용산구 한남타워를 '시니어 하우징(노인 주거시설)' 개발에 나섰다. 한남타워 매입에는 2200억원가량이 들어간 것으로 추산된다. 초고령 사회를 겨냥한 투자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조만호 무신사 의장은 최근 개인회사인 라펠을 통해 한남타워 개발 시행사 지분 90%를 180억원가량에 인수했다. 한남타워 개발 시행사는 서울 한남동 한남타워를 시니어 하우징으로 개발하기 위해 브릿지론 2000억원 조달했다. 브릿지론 만기는 내년 3월이다. 이 회사는 내년 초 3000억원 규모의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조달해 브릿지론을 상환할 계획이다. 부동산 투자회사 브릭스인베스트먼트가 이 사업의 자금조달과 개발 등을 담당한다.
한남타워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730번지에 자리잡고 있다. 한남대로를 끼고 있는 만큼 강남 접근성도 높은 편이다. 대지면적은 6673㎡(2018평)이다. 당초 상가가 입주한 프리미엄 오피스로 개발을 추진했다. 개발 방향을 전환한 것은 한남 일대에 시니어 하우징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인근에 나인원한남을 비롯한 고급 주택이 많다. 여기에 거주하는 초고액 자산가인 노년층의 수요를 겨냥해 사업 방향을 틀었다.
이번 개발 사업을 주도하는 브릭스인베스트먼트는 조만호 의장을 비롯한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지분을 공동으로 출자한 부동산 투자·개발회사다.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출신 인력들이 사업을 이끌고 있다. 이 프로젝트 시행사 지분 90%를 보유한 조 의장이 개발사업 수익 90%를 가져가게 된다.
브릭스인베 관계자는 “해당 사업에 대해 다각적인 검토가 진행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시니어 하우징에 투자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호텔, 건설사, 자산운용사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건설은 서울 강서구 마곡에 시니어 레지던스인 ‘VL르웨스트’를 짓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도 강남권에서 시니어 하우징 개발 부지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현대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도 시니어 하우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등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 처음으로 실버타운을 열었다. KB골든라이프케어와 협업해 개발한 서울 종로구 평창동 시니어 하우징 ‘평창 카운티’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지난해 말 싱가포르 법인 마스턴APAC을 통해 부동산 시행사 STS개발과 시니어 하우징 개발 펀드 조성에 나서기도 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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