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영·박현경·윤이나…상금왕 경쟁 '앗 뜨거'

입력 2024-09-30 17:44   수정 2024-10-01 00:35

“이제는 단일 시즌 15억원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왕 경쟁이 역대 최대 규모, 최고 열기로 펼쳐지고 있다. 올 시즌 31개 대회 중 80%가 이뤄진 30일 현재 상금왕 랭킹 상위 세 명인 박지영, 박현경, 윤이나가 나란히 10억원대 상금을 기록하며 상금왕을 향해 질주 중이다. KLPGA투어에서 한 시즌에 세 명이 상금 10억원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한국 여자골프에서 ‘10억원 클럽’, 단일 시즌 상금 10억원은 높은 산처럼 여겨지던 목표다. 상금 집계가 시작된 1982년 이후 32년 만인 2014년에야 김효주가 12억897만원을 벌어들이며 처음으로 10억원 클럽에 깃발을 꽂았다. 지난해까지 10억원 클럽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10명에 그쳤다.

올해는 일찌감치 10억원의 벽이 허물어졌다. 박지영이 9월 초 상금 10억원에 가장 먼저 도착한 이후 지난 29일 막을 내린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결과로 박지영이 10억6027만원으로 1위를 지킨 가운데 박현경(10억4294만원), 윤이나(10억3860만원)도 잇따라 10억원 클럽에 들었다.

상금왕 경쟁의 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것은 올 시즌 KLPGA투어가 역대 최고 규모로 확대된 영향이다. 올 시즌에만 31개 대회에 총상금 331억3457만1000원이 걸려 사상 처음으로 대회 평균 상금 10억원을 돌파했다.

10억원 클럽 첫 주자 박지영은 KLPGA투어에서 가장 꾸준한 선수로 꼽힌다. 상반기 맹장 수술로 잠시 휴식기를 맞았지만 시즌 최고 상금이 걸린 메이저대회 한화클래식에서 우승해 상금왕, 다승왕 경쟁에서 단숨에 선두로 뛰어올랐다.

박현경은 시즌 전반에 3승을 쓸어 담은 데 이어 총 열한 번의 톱10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샷감이 워낙 좋은 데다 전년 대비 드라이버 비거리까지 늘어나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박지영과의 격차는 약 1700만원으로, 언제든 역전 가능한 범위다.

3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상위권으로 올라선 박지영, 박현경과 달리 윤이나는 단 1승으로 10억원 클럽에 입성했다. 준우승 네 번을 비롯해 톱5에만 일곱 번 드는 저력을 보인 결과다.

10억원 클럽 멤버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상금 순위 4∼6위인 이예원(8억6979만원), 노승희(8억4003만원), 황유민(8억2670만원) 모두 남은 시즌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시즌 상금 10억원을 넘어설 수 있다.

박민지가 보유한 단일 시즌 최고 상금(15억2137만원) 기록이 새로 쓰일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민지는 2021년 6승을 쓸어 담으며 KLPGA투어 역대 최고 상금을 기록했다. 가능성도 충분하다. 올 시즌 남은 대회는 여섯 개, 그중 우승자에게 2억원 이상 상금을 주는 굵직한 대회가 두 개나 된다. 10월 3일 시작되는 마지막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는 총상금 15억원이 걸려 있다. 우승 상금은 2억7000만원이다. 17일 막이 오르는 총상금 12억원 규모의 상상인한경와우넷 오픈 우승자는 상금 2억1600만원을 받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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