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남부 항만노조 파업…"하루 6조원 피해 예상"

입력 2024-10-01 16:26   수정 2024-10-01 16:33

미국 동남부 지역 항만 노조가 1일(현지시간) 파업을 시작했다.

미 항만 노동조합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는 이날부터 동부와 멕시코만 일대 36개 항만에서 소속 노조원 2만5000여명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노조원들은 항만 자동화와 이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ILA 소속 롱쇼어멘스협회의 보이즈 버틀러 회장은 "해운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높은 운임으로 수십억달러를 벌어들였다"며 "우리는 그들이 보답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ILA가 파업에 들어간 것은 1977년 이후 47년 만이다.

노조는 지난달 30일까지 회사 측인 미국해양협회(USMX)와 협상을 벌였다. 마지막 협상에서 양측은 일부 진전을 봤지만 최종 협상 타결에는 이르지 못했다. 노조 측은 6년 동안 77% 임금 인상을 요구했고 협회는 6년 간 50% 인상으로 응수했다. ILA 소속 노조원들의 기본급은 약 8만1000달러 수준이며, 초과근무시 20만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상당할 전망이다. USMX는 파업에 따라 볼티모어 보스턴 휴스턴 앨라배마 뉴욕 버지니아 델라웨어 플로리다 등 14개 항구의 운영이 중단된다고 밝혔다. JP모간은 이번 파업으로 미국 경제가 일 38억~45억달러(약 5조~6조원) 비용을 치러야 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로이터통신은 항만 파업이 식량부터 자동차까지 상품의 흐름을 중단키면 운임이 상승하고 물가상승률이 도로 치솟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소매업체나 농산물 유통업체, 자동차 부품업체 등 파업에 영향을 받는 기업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태프트-하틀리 법을 적용해서 파업을 중단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건은 노사간 단체 교섭이다"라며 개입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선을 앞두고 노조와 갈등하는 모습을 보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항구 파업예정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련 기업들은 발빠르게 일단 재고를 쌓아두는 분위기다. 데이터 제공업체 세네타에 따르면 기업들이 파업 전에 상품을 받으려고 경쟁하면서 북유럽에서 미 동부 해안까지 40피트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비용(2376달러)은 지난 8월말 대비 29% 뛰었다. 컨설팅업체 웨스트 먼로의 공급망전문가 브라이언 파쿨라는 재고 보관까지 포함해서 총 운송 비용이 최대 20% 상승했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동남부 항구에서는 주로 구리, 면화, 주석, 목재 등 원자재와 제조업에 사용되는 기본금속을 유통한다. 유럽산 자동차와 부품 수입시 동남부 항구를 거치는 비중은 32%에 불과하지만 다른 우회로가 없어 시장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오랫동안 보관하기 힘든 바나나 등 식재료는 항구 운영이 중단될 경우 적잖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