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정부방침 어기고 학생들 '집단 휴학' 기습 승인

입력 2024-10-01 17:44   수정 2024-10-02 01:24

서울대 의대가 정부 방침을 어기고 학생들의 집단휴학을 기습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학기부터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대생들이 수업 거부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들이 신청한 동맹휴학을 승인하지 말라는 정부 지침을 정면으로 위반한 ‘1호 학교’가 나온 것이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는 전날 의대 학생들의 1학기 휴학 신청을 일괄 승인했다. 서울대 학칙상 의대생의 휴학 승인 최종 결정권자인 의대 학장이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의대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통해 각 의대가 학칙을 개정해 어떻게든 의대생의 유급을 막을 것을 권고했다. 당시 교육부는 학생들이 2학기 중에도 1학기 수업을 병행해 수강할 수 있도록 하거나, 하반기에 1년 치 수업을 방학 없이 몰아서 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정부 가이드라인대로 11월까지 돌아온 학생에게 짧은 기간 내 1년 치 과정을 가르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대 증원 찬반 이슈라기보다는 지금 정부 가이드라인대로 해서 11월에 학생들이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1년 치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사실상 학생들이 돌아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예과 1학년은 신입생과 휴학·유급하고 복학하는 학생을 합해 약 7500명이 동시에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교육부는 이 같은 서울대 의대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와 대학이 지금까지 의대 학사 정상화 및 학생 학습권 보호를 위해 해 온 노력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는 얘기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지속적으로 동맹휴학 불허 협조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의대 학장이 독단적으로 대규모 휴학 신청을 일괄 승인한 것은 학생들을 의료인으로 교육시키고 성장시켜야 할 대학 본연의 책무를 저버린 매우 부당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서울대에 대한 현지 감사를 즉각 추진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대한 하자가 확인되면 엄중 문책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바로잡을 것”이라며 “또 다른 의대들이 동맹휴학 신청을 승인하지 않도록 다시 한번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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