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이 인기몰이 하고 있다. 같은 급의 현대차 팰리세이드보다 약 두배 이상 가격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에서 앞서고 있을 정도다.
2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9월 제네시스 GV80는 국내에서 3만1420대 팔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9.8%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제네시스 전 차종 판매량의 약 32%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G80(3만4880대) 다음으로 많이 팔린 제네시스로 등극했다.
GV80의 시작가는 6930만원이지만 풀옵션을 적용할 경우 1억원이 훌쩍 넘는 고가 차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럭셔리 브랜드가 아닌 현대차의 동급 차량 팰리세이드보다 많이 팔리고 있다. 올해 1~9월 팰리세이드는 1만5026대가 팔렸다. 팰리세이드의 시작가는 3896만원이다.
GV80은 미국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GV80은 올해 1~8월 미국에서 1만4416대가 팔렸다. 미국 전체 제네시스 판매량의 약 26%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GV80은 지난달 북미에서만 2344대가 팔리면서 역대 최다 월간 판매량 기록을 썼다.
GV80은 2021년 미국 프로골퍼 타이거 우즈가 GV80을 몰다가 차가 반파될 정도의 큰 사고를 겪고도 다리 부상에 그치면서 '타이거 우즈를 살린 차'로 유명세를 탔다. 배우 정태우도 지난해 교통사고 후 문짝이 완전히 찌그러진 사진과 함께 "제네시스가 타이거 우즈도 살렸지만, 나도 살렸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식을 전한 바 있다. 그의 사고 당시 차량은 제네시스 GV80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 대형 전기 SUV GV90 출시도 예정돼있다. 제네시스는 올해 부산에서 열린 부산모빌리티쇼에서 GV90으로 추측되는 '네오룬' 콘셉트카를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차량은 앞뒤 문이 마주보면서 열리는 '코치도어'를 적용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이 밖에도 럭셔리 브랜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컨버터블의 콘셉트카인 X컨버터블도 공개된 바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제네시스의 고성능 브랜드인 '마그마'도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 브랜드 출범 이후 제네시스가 럭셔리 브랜드로서 이름을 어느정도 알리게 된 것은 사실로 보인다"며 "컨버터블 등 앞으로는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기술력을 알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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