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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증시가 2일 6~7%대 급등세를 나타냈다. 아시아 증시가 중동 긴장 고조로 일제히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나 홀로 뜨거운 랠리를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파격적인 경기 부양책이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중국 공상은행 등 우량주 중심인 홍콩 H지수는 이날 7.08% 상승한 8041.27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외 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단숨에 8000선을 넘어섰다. 홍콩 H지수가 8000선을 돌파한 것은 2022년 2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 항셍지수도 6.20% 치솟으며 22,443.73에 마감했다. 항셍지수는 지난달 24일 중국이 은행 지급준비율(RRR)을 0.5%포인트 인하하는 등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자 6거래일간 11% 이상 뛰었다.
홍콩 H지수 역시 지난달 12일 이후 이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상하이와 선전거래소가 국경절로 휴장(10월 1~7일)하면서 홍콩증시로 글로벌 자금이 몰리는 모양새다.
경기 부양 수혜가 기대되는 부동산업종이 크게 올랐다. 지난달 26일 정치국 회의에서 당국이 이례적으로 경제 문제를 다루면서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투자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증권주도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최근 글로벌 투자업계는 중국권 주식 투자에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한 곳인 블랙록은 “중국 주식은 선진시장과 비교해 크게 할인돼 있다”며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했다.
증권가에선 경기 회복이 본격화하는 징후가 나타나야 상승세가 장기적인 흐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 발목을 잡는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 등 근본적 원인이 해소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0월 국경절 연휴 이후 재정과 부동산 부양책 발표가 남아 있어 개장 이후 전고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근본적인 경기 회복에 대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아 하반기 지수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당국의 부양책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것”이라며 “10월에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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