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펀드, 침체 우려에도 잘나가는 까닭

입력 2024-10-02 17:49   수정 2024-10-03 00:59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짐에도 소비재 펀드가 배당주 펀드 수익률을 앞지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 둔화 국면에서 배당주는 오르고 소비재는 하락한다는 인식과 정반대다. 중국에 투자하는 소비재 펀드 수익률이 높아진 데다 국내 소비재주도 최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기대 등이 더해지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밸류업 기대감에 소비재주↑
2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배당주 펀드 287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1.26%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 108개만 따로 추리면 평균 수익률은 -2.69%로 더욱 낮아졌다.

배당주는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챙길 수 있어 경기 둔화 국면에서 투자자들이 선호한다. 그러나 지난달 밸류업지수가 발표된 후 은행주, 보험주 등에서 투자금이 빠져나가며 배당주 펀드 수익률도 흔들리고 있다. KB금융은 지난달 2일부터 이날까지 7.3% 하락했고 하나금융지주(-6.15%) 삼성생명(-6.69%) 등도 약세였다.

반면 경기에 민감해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소비재주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소비재 펀드 30종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4.48%로 집계됐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한 테마 펀드 가운데 농산물 펀드(6.15%) 다음으로 한 달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경기소비재지수는 최근 한 달 사이 3.07% 오른 반면 코스피지수는 4.45%, 고배당주 지수인 코스피 고배당50TR은 2.53% 하락했다.

밸류업지수 발표에 따른 주주 환원 기대감이 주요 소비재주 주가를 끌어올렸다. 최근 한 달간 F&F는 19.28%, 영원무역은 15.65% 상승했다. F&F와 달리 영원무역은 밸류업지수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최근 거래소가 종목 개편을 시사하면서 추가 편입 기대가 높아졌다. 한세실업과 쿠쿠홈시스, 골프존은 밸류업지수에 포함되면서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각각 2.28%, 3.85%, 2.79% 뛰었다.

중국이 최근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것도 소비재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카지노 업체 GKL과 파라다이스는 한 달 사이 각각 9.71%, 5.04% 상승했다. 호텔신라와 코스맥스는 중국 경기 부양책이 발표된 지난달 24일 이후 이날까지 각각 2.96%, 19.04% 올랐다.
○실적은 ‘물음표’
증권가에서는 소비재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것과 달리 실적 전망은 하향하고 있어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F&F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개월 전 1467억원에서 최근 1354억원으로 하향됐다. 영원무역 컨센서스 역시 같은 기간 1443억원에서 1252억원으로 내려갔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F&F의 국내 시장 부진이 더 길어지고 있어 급격한 실적 회복 기대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발 훈풍이 불고 있는 화장품주 역시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발 기대가 되돌려지면서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하루 주가가 7.04% 급락했다.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최근 1개월 사이 13.8% 줄어든 455억원으로 낮아졌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이 실제 화장품산업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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