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한 여성 청소년 행세를 하면서 성관계를 미끼로 남성들을 유인해 금품을 빼앗은 일당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손승범 부장판사)는 특수강도 등 혐의로 기소된 A(25)씨 등 20대 남성 3명에게 각각 징역 4∼6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8∼11월 가출한 여성 청소년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성관계를 미끼로 지적장애인 B(24)씨 등 10∼20대 남성 5명을 유인해 총 2300만 원 가량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만난 피해자들에게 몸에 새겨진 용·도깨비·잉어 문신을 보여주면서 "미성년자인 내 동생과 성관계하려 했으니 신고해 구속시키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의 전신사진이나 신분증을 촬영한 뒤 길게는 17시간 동안 차 안이나 모텔 등지에 피해자를 감금하기도 했다.
이들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를 발급하게 하는 이른바 '카드깡'을 통해 현금을 갈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저신용자라 대출이 나오지 않는 피해자에게는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하게 한 뒤 단말기를 빼앗았다.
재판부 "피고인들은 피해자들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적인 행위를 시도했다는 것을 빌미로 금품을 빼앗고 감금했다"며 "죄질이 나쁘고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피해자들은 상당한 공포심과 불안감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중 2명은 일부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피해 복구를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며 "누범 기간에도 자숙하지 않고 범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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